▲ 1980년 이후 코스피 장기 추세선. <신한금융투자> |
[비즈니스포스트]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움직일 큰 요인들을 꼽는다면 첫 번째도 실적, 두 번째도 실적, 세 번째도 실적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이 24일 열린 투자세미나 '신나고 금융시장 포럼'에서 하반기에는 철저한 실적장세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 하반기 주식투자에서는 철저하게 눈앞에 확인되는 실적만 봐야한다
25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4분기부터 글로벌 경제가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2400~2850포인트선을 오갈 것"이라며 "변동성 구간에서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복원력은 빠를 것이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2010년대 이후에 장기 추세선과 장기 호황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호황선을 강하게 뚫고 상향돌파한 뒤 다시 추세선으로 회귀하고 있다.
노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은 그동안의 코로나19 사태를 통과하면서 막대하게 시중에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눈앞에 보이는 것을 믿어야 하고 실재하는 것을 믿어야 한다며 '실적'과 '이익에 대한 가시성과 신뢰성'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에 대한 가시성과 신뢰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설비투자비용(CAPEX)을 통해 확실한 수요를 확인한 기업, 중국 인프라 관련 기업과 소비테마, 리오프닝 관련 기업들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매우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구간까지 지수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하락폭이 과대한 업종들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그 이후부터 이익 가시성이 높은 종목들을 위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초 이후 고점 대비 낙폭이 큰 업종들은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건강관리 등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종목은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 이익에 대한 신뢰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 물가불안이나 경기침체 오래 안간다, 4분기부터 정상화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물가불안과 경기침체 우려도 4분기 이후에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물가는 미국의 경우 8%, 유럽의 경우 7%, 한국의 경우 4%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물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나서서 긴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비정상적인 물가는 4분기 이후에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10년 동안 고물가가 지속됐던 1, 2차 오일쇼크 이후의 상황과 비슷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하 연구원은 2년 후 물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2차 세계대전 직후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부터 수요측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실현되지 못했다가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이연수요의 유입이 일단락되고 공급측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사태가 야기한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서 수요와 공급이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수요측면에서 보면 공공정책은 긴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고 고용측면에서도 완전고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남아있는 것은 이연수요인데 4분기부터는 이연수요에 대한 모멘텀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공급이 회복되는 속도에 따라서 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 연구원은 원자재 공급차질과 관련해 러시아 원유의 경우 OPEC+, 이란-베네수엘라, 미국 셰일오일 등과 같은 대체재가 존재해 일부에 대한 공급만이 제한될 것으로 바라봤다.
또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관련해 선진국의 소비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전되고 있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공급차질이 일부 발생된다 하더라도 재화의 공급과 수요관리 격차가 더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며 공급차질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이러한 공급차질이 완화되면서 물가 역시 4분기부터는 불안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물가불안과 더불어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는데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시장은 현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물가불안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가 빠른 속도로 긴축을 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 회복이 원활해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완화된다면 연준이 긴축을 빠르게 가져갈 이유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경기침체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고물가가 어떤 식으로 해소되는지에 따라 긴축의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며 "만약 공급 회복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그만큼 선진국의 긴축 속도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물가불안이 진정됨에 따라 경기가 연착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진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해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은 △지정학적 위험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경기침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인플레이션을 헷지하고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는 자산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박석중 연구원은 "국가와 산업간 상대적 우위의 선별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라며 "업종별로는 반도체, 은행, 에너지, 태양광, 소비재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진선희 기자
▲ 경기침체의 조건과 향후 경제 시나리오별 경로. <신한금융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