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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보약' 커지는 슬립테크 시장, 현대백화점그룹 하반기 진출 준비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05-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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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슬립테크(수면기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건강한 수면을 돕는 제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잠이 보약' 커지는 슬립테크 시장, 현대백화점그룹 하반기 진출 준비
▲ 현대백화점 로고.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살펴보면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후유증 등을 겪으며 최근 국내 수면장애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20년 6개월 동안 코로나19 확진자와 비확진자의 불면증 유병률을 비교했는데 확진자가 불면증을 겪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3배 높게 나왔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 레스터생의학연구소가 2021년 입원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성인 환자 2230명을 대상으로 1년 뒤 코로나19 후유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면 부족과 같은 수면장애를 호소한 환자가 52.3%, 사고력 저하가 46.7%, 단기 기억상실 증상이 44.6%로 조사됐다. 

국내 수면장애 환자수는 2016년 49만5천여 명에서 2020년 67만1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과 후유증 등으로 그 숫자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장애 환자수 증가로 2011년 약 4800억 원이던 국내 시장규모는 2021년에는 6배 이상 성장해 약 3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슬립테크는 수면장애를 극복하는 것을 돕는 기술을 말한다. 슬립테크의 유형은 수면분석, 수면환경개선, 수면질환치료 등으로 나뉜다.

수면분석은 보통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수면 중 움직임, 호흡, 생체신호 등을 분석한다. 수면환경개선은 수면상태를 파악해 숙면을 유도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수면질환치료는 양압기, 전자약 등으로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등과 같은 질병을 치료한다. 

유통대기업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슬립테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 인수가 마무리되는 6월 이후 슬립테크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협업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금은 회사가 모두 지누스의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며 “6월 이후부터 슬립테크 관련 기업의 인수검토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와 현대리바트 등 리빙부문 계열사의 기술력과 새로 확보하는 슬립테크 관련 기술을 결합시키고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시장에서 선발주자 추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등 침대·매트리스 제조회사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슬립테크 개발에 힘을 써왔다.

에이스침대는 1992년 4월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해 슬립테크를 연구하고 있다.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에서는 1999년 수면생리신호 측정 및 분석연구, 2010년 척추구조 및 형상변화 실험, 2013년 침대를 활용한 한국인 생체데이터포럼 등을 통해 매트리스에 슬립테크를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시몬스도 수면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며 매트리스 접촉 면적에 따른 체온 변화 패턴 등을 연구하고 있다. 

IT(정보기술)를 활용해 슬립테크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도 있다. 

에이슬립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에 참가해 와이파이(Wi-Fi)를 이용한 수면호흡, 뒤척임 등을 측정하는 기기와 침대에 설치해 사용자의 수면상태를 진단하는 제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에이슬립은 자사의 수면상태 진단제품이 3만 시간이 넘는 임상정보를 통해 70%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는 50%의 정확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슬립은 마이크가 있는 장비를 통해 수면호흡 소리를 측정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와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미니'에 설치됐다. 

생체리듬에 영향을 줘 각성, 집중력 향상, 우을증 개선, 수면케어 등의 효과를 주는 조명장비인 '올리'의 개발사인 루플도 있다. 

루플은 현재 수면할 때 심전도를 측정해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데이터를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빈혈, 부정맥 등의 심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건강한 잠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11월 수면의 질 개선을 위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수면이지'를 출시했다. 우유에서 추출한 락티움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L-테아닌’을 원료로 만들었다.

이밖에 한국인삼공사의 ‘수면건강 온’, 그린스토어의 ‘수면엔’, 엘리펀의 ‘흑하랑 굿 드림티’, 머스카의 ‘슬리핑 보틀’ 등 수면을 돕는 건강기능식품들이 많이 출시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규모는 2021년 150억 달러(약 19조2천억 원)에서 2026년 321억 달러(4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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