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과 관련해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용선료 협상에서 성과를 반드시 내놓을 것을 압박하는 것이지만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안게 될 부담도 만만치 않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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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
임 위원장은 20일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역금융전문가 초청 간담회(금요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협상을 마냥 지체할 수 없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종결할 것"이라며 "용선료 협상에서 성과가 없으면 법정관리 수순으로 가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그동안 현대상선에게 20일까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다. 20일까지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마감시한 하루 전인 19일까지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간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정부가 제시했던 20일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무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임 위원장은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임 위원장에게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일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해운업계가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선례가 중요한 만큼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서 성과를 내 법정관리에 들어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19일 상환이 임박한 회사채의 만기연장에 성공했지만 용선료 협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결과는 한진해운의 협상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현대상선과 산업은행이 개별선사를 대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