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전 도마·변동5구역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6월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도마·변동5구역 재개발사업은 공사비 7천억 원 규모로 지하 3층~지상 38층, 공동주택 2874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6일 마감된 입찰에서 현대건설·GS건설 컨소시엄과 두산건설이 참여해 2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조합이 지난 4월7일 진행한 현장설명회에서 21개 건설사가 참여한 만큼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도시정비 신규수주 1, 2위를 다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컨소시엄은 아파트 단지 이름으로 ‘자이 힐스테이트 펜타시아’를 제안하고 세대 당 주차대수를 2.06대로 수요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84㎡ 구성을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펜트하우스 등의 설계를 통해 아파트 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건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합에서 제시한 사업안을 채택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공사비를 제안해 조합원의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단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GS건설 컨소시엄의 수주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최근 들어 조합이 공사비가 비싸더라도 가치가 더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준공 뒤 하자보수 등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아파트 브랜드가 섞여 가치가 오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컨소시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례도 많지만 이번 도마·변동5구역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도마·변동5구역 재개발 조합은 2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입찰 참여를 허용했다. 컨소시엄을 원하지 않는 조합은 입찰 조건에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넣을 수도 있다.
또한 도마·변동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사업에서 컨소시엄이 따낸 사업도 많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1구역 재개발사업(3737억 원)을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잡고 따냈다. GS건설은 같은 해 7월 12구역 재개발사업(4187억 원)을 DL이앤씨와 함께 수주했다.
조합들이 일반적으로 컨소시엄을 반기지 않지만 장점도 있다. 사업 안정성이 높고 각 건설사들의 장점이 결합돼 아파트의 상품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윤영준 사장은 사업성이 높고 승산이 있는 곳에서는 디에이치를 제안해 수주를 따내고 출혈경쟁이 예상되는 사업지에서는 컨소시엄을 통해 수주를 확실히 따내겠다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월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성동구 금호동 벽산아파트(2921세대, 공사비 7090억 원) 따냈다.
시공능력평가 1, 2위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손잡은 첫 사업으로 압도적 시공능력과 브랜드 파워에 다른 경쟁사들이 입찰조차 포기했다는 말이 있었다. 이번 도마·변동5구역도 비슷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도 적재적소에 제시해 압도적 브랜드 가치를 통해 단독수주도 했다.
올해 경기 과천 8·9단지(공사비 9830억 원), 대전 최대 재개발사업 장대B구역(공사비 8871억 원), 서울 이촌 강촌 리모델링(4742억 원)에 디에이치를 앞세워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었다.
또한 현대건설은 광주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광천동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1조7천억 원) 수주도 유력하다. 15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는데 현대건설에서 디에이치를 제안하며 단독으로 입찰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서울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2341세대), 서울 대치2단지 리모델링사업(1988세대) 수주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이날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1925억 원을 기록해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전 변동·도마5구역 재개발사업까지 따낸다면 상반기에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이자 현대건설의 최고 기록인 5조5499억 원을 충분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이 12일 열리는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2819세대) 입찰에 참여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곳은 해운대 인근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부산의 대표 부촌 단지인 센텀시티와 맞닿아 우수한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조합이 내건 '높은'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1차 입찰에서 건설사들이 모두 외면했다.
다만 현대건설에서 디에이치를 제안한 만큼 입찰하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사장은 주택사업본부 본부장시절 주택 브랜드 관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3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불리던 1조4천억 원 규모의 서울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는 직접 조합원이 되는 전례 없는 방법을 활용해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윤 사장은 2018년부터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대표이사 사장까지 4년 동안 도시정비사업에서 1위를 3번, 2위를 1번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2019년 2조8322억 원, 2020년 4조7383억 원, 2021년 5조5499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올리며 3연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상반기에 지난해 도시정비 최고기록을 넘는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올해 3년 연속 신기록 도전에 4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