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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6년만에 김치본드 발행한 이유

정동근 기자 aeon@businesspost.co.kr 2014-01-24 12: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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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이 새해 들어 3억 달러 규모의 김치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이 김치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금융 위기가 휩쓸던 지난 2008년 이후 6년만이다. 실로 오랜만의 이벤트에 대해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대략 질문의 요지를 모아보면 이렇다. ‘국책 은행이 6년 동안 하지 않던 일을 굳이 지금 나서서 시도한 이유는.’ 답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시중에 외화 유동성은 넘쳐나지만 일반 기업들이 자금을 끌어쓰기 쉽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김치본드란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6년만에 김치본드 발행한 이유  
▲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흔히 전문가들은 국제 채권 가운데 유로채로 분류한다. 국제 채권은 외국채유로채라는 이름의 두종류가 있다.
 
해당 국가의 통화로 발행하면 외국채라 일컫고, 해당 국가가 아닌 달러 등의 통화로 발행하면 유로채로 분류한다. 예를 들면 외국채는 양키본드, 사무라이본드, 아리랑본드 등의 이름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김치본드, 쇼군본드 등의 이름이 붙은 유로채이다.
 
김치본드, 즉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경우 투자금을 외화로 받는다. 최근 외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필요한 자금은 정작 원화인데, 굳이 외화 채권을 발행한다.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원화가 필요한데 외화 채권을 발행해 외화를 받는다고? 한마디로 국가 사이의 이자 차이를 이용하기 위함이다. 달러 등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 조성된 낮은 채권 금리를 활용하자는 복안이 있는 셈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외화 채권을 사는 시중 은행은 외화가 필요한 만큼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야 한다. 국민경제 차원에서 외채의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또 김치본드를 발행한 곳은 정작 필요한 원화를 외화와 다시 바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흔히 환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스왑거래가 발생하고 이는 또다른 단기 외채의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발행에 조심스럽기도 하고, 국제적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발행했다 하더라도 성공적으로 판매되기도 힘든 채권이 바로 김치본드다.
 
김치본드 발행의 이면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6년만에 김치본드 발행한 이유  
▲ 한국수출입은행 전경
수출입은행이 발행에 성공한 김치본드는 10년 만기 22000만 달러와 36개월 만기 8000만달러로 구성된 구조로, 금리는 각각 3.95%와 미국 달러 리보 금리에 0.63%이 보태진 수준이다. 리보 금리는 런던 금융시장에 진출한 우량 은행 사이에 단기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일컫는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김치본드 발행의 성공과 즈음해 밝힌 이유는 다음과 같다.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풍부해진 국내의 외화 유동성을 활용해 수출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의 설명이 뒤따랐다. “신용도가 높은 국내 기관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견조한 수요를 확인했다. 여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앞으로 외화 조달 노력을 계속하겠다.”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 투자 시장의 경우 현재 외화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기업이 이를 이용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한계를 결정짓는 것은 신용도, 유동성 확보 능력 등의 이유일 수 있다.
 
그래서 한국 최대 해외 채권 발행기관인 동시에 신용도가 높은 국책 기관인 수출입은행이 6년만에 직접 나섰다. 6년전과 같은 금융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용처는 많다. 이를 공기업 및 민간기업이 외화를 조달할 때나 외채를 상환할 때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인 셈이다.
 
시장의 평가도 즉각 나왔다. 우선 수출입은행이 김치본드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외화 차입 시장 다변화가 이뤄졌다는 반응이었다. 그동안 우량한 한국 채권에 목말라 있던 투자자를 만족시킬 만한 내용이다 등도 덧붙여졌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외화 채권 발행량이 40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자금 수요가 폭증했다. 전체 규모는 391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은행권 발행 비율이 66%로 가장 많았고 공기업 18%, 민간기업 9% 등의 순이었다.
 
외화 채권 발행을 위해서는 이른바 3대 메이저 신용평가업체의 신용 전망이 필수 요건이다.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글로벌 신용평가업체는 국내 73개 업체의 신용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내놓는 등급 전망 가운데 긍정적인 곳은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등에 국한된다.
 
수출입은행이 직전 김치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6년 전이었다.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던 금융 위기가 한국마저 휩쓸던 때였다. 시중에 돈은 넘쳐나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를 조달하기에 쉽지 않다는 것을 수출입은행의 김치본드 발행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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