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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협상을 주도한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18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용선료 협상을 마친 뒤 본사 건물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
현대상선이 용선료협상을 일단 끝냈지만 앞날은 짙은 안갯속이다.
현대상선이 협상결과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의 협상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한진해운도 긴장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협상에 대해 시장에서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15.04%나 하락해 1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18일 용선료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8.57% 올랐으나 이날은 급락했다.
협상테이블에 참석했던 마크 워커 변호사와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의 발언을 놓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부행장은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쉽지 않게 됐다”며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행장은 채권단 대표로 해외선주를 설득하기 위해 협상에 참여했다.
정 부행장의 발언을 두고 시장은 대체로 부정적 해석을 내리고 있다.
마크 워커 변호사의 발언은 더욱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며 “아직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아직 협상에 참석한 각 선주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최대한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원래 선주 5곳이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가운데 2곳이나 불참한 점도 협상결과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더하고 있다.
협상이 열린 현대상선 본사에 3곳의 선주만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은 화상회의로만 참석했고 조디악은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조디악은 현대상선의 2대 선주다. 조디악은 그동안 진행된 용선료협상 내내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대 선주가 최종 협상테이블에 나타나지 않은 점이 다른 선주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상선은 19일로 예정돼 있던 컨퍼런스콜도 취소했다.
현대상선은 당초 18일 협상을 벌인 선주를 제외한 나머지 선주들과 화상회의 형식의 컨퍼런스콜을 통해 마지막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이를 돌연 취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9일 컨퍼런스콜은 전날 협상이 잘 이뤄져야 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협상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취소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협상에 참여했던 선주들은 각국으로 돌아가 협상에서 오간 내용을 본사에 알린다. 최종결과는 다음주쯤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20일 시한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상선의 용선료협상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이고 법정관리로 갈지는 봐야 한다”면서 협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간다는 애초 방침에 대해서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은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상선과 일부 선주가 겹치는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협상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한진해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