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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추가 자구안 마련에 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과 달리 이미 채권단의 대규모 자금지원을 받은 적이 있어 채권단으로부터 더욱 강력한 자구안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구안보다 더욱 강화한 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8일 긴급회의를 열고 추가 자구안 마련과 제출시기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말로 예정된 자구안 제출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이미 자구안을 제출해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 제출의 거센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자구안 마련을 서두르는 이유는 예상되는 채권단의 추가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구안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인력과 비용 절감’을 중점적으로 하는 구조조정 대책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임원과 조직의 추가 축소, 임금동결 및 삭감, 순차적 도크(선박건조대) 잠정 폐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구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립 사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눈총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 훨씬 더 강력 자구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에서 대규모 돈이 지원된 만큼 설비감축이나 감원 규모 등에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수준이어서는 형평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또 망갈리아조선소나 드윈드 등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자회사의 매각속도를 높여 유동성 확보계획도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헐값매각이라도 해야 한다는 점은 정 사장에게 부담이다.
무엇보다 노조 설득은 정 사장이 안고 있는 최대과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에 강략한 자구안을 추가로 마련할 것을 압박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부 주도의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자구계획에 따라 구성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데 맞서 총력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최근 노조를 만나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현재의 자구안에 기존계획보다 더욱 처절하고 혹독한 자구노력 의지를 반영해야 정부와 채권단, 국민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노조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