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2022에서 LG전자 전시관을 방문한 뒤 클로이로봇의 성능과 가격 등을 문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LG전자와 협력해 로봇 조달처 다양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사업 생태계 확장을 통해 로봇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전환에도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 사장은 20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2022 개막식에 참석했다. 그 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함께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전자, 삼성전자 기아 등 주요 전시관 등을 둘러봤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구 사장은 LG전자의 클로이로봇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일행과 SK텔레콤 전시관을 둘러보는 도중에 혼자 빠져나와 LG전자 전시관을 따로 방문해 전시관 직원에게 문의하며 클로이로봇의 성능과 가격 등을 자세하게 살폈다.
이는 KT가 로봇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LG전자의 로봇을 도입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LG전자로부터 클로이로봇을 도입하는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호텔내 승강기를 통해 스스로 층간을 오르내리며 어메니티 등의 물건을 전달하는 기능이 탑재된 클로이로봇을 KT의 로봇솔루션과 결합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의 로봇플랫폼에 안내로봇, 서빙로봇 등 LG전자의 다양한 로봇을 적용해 로봇플랫폼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면서 “다만 현재로서는 클로이로봇 도입시기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KT는 2021년 AI호텔로봇, AI케어로봇, AI서빙로봇, AI바리스타로봇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올해 3월에는 AI방역로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 KT전시관 내 AI서빙로봇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KT는 이날 전시관에서 서빙로봇과 방역로봇을 소개하기 위해 전시관 한가운데에 시연공간을 마련했을 정도로 로봇사업 확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KT는 로봇 제조사가 아닌 만큼 로봇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사로부터 로봇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KT는 현재 현대로보틱스와 베어로보틱스로부터 로봇을 공급받고 있는데 국내 서비스로봇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LG전자의 클로이로봇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로봇사업은 구 사장이 통신기업 KT를 디지코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하는 주요 신사업 가운데 하나다.
구 사장은 2020년 10월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개최한 '디지털X 서밋2020'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미디어, 금융, 헬스, 커머스, 부동산(모빌리티 포함), 로봇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로서도 로봇 관리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KT와 협력한다면 로봇보급 확대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돼 KT와 LG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클로이 서빙로봇, 클로이 안내로봇에 이어 올해 4월 클로이 방역로봇을 출시하는 등 미래먹거리로 로봇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T와 LG전자는 이미 AI 산학연 협의체 ‘AI원팀’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있는 만큼 로봇사업에서도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로봇 시장 규모는 2019년 310억 달러(40조 원)에서 2024년 1220억 달러(150조 원) 수준으로 4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권영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KT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
구 사장은 LG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도 로봇사업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구 사장은 삼성전자 전시관까지 둘러본 뒤 행사장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KT는 오랫동안 로봇사업과 관련해 판매, 관리, 컨설팅 등에 있어 준비해 왔다”며 “LG전자, 삼성전자가 로봇을 만들고 있는데 제조회사와 로봇사업에서 협력하면 국내 로봇 생태계를 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