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입찰 금리를 2.8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제로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 밖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5일 인민은행은 입찰금리 2.85%, 1500억 위안 규모의 1년 만기 MLF를 실시했다.
MLF는 인민은행이 2014년 9월 도입한 중기 유동성 지원 수단이다. 인민은행이 기준에 맞는 시중은행과 정책성 은행에게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1월 2년 만기 MLF 입찰금리를 0.1%포인트 낮춘 뒤 3개월 연속 동결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총 1500억 위안에 이르는 만기 물량을 상쇄하기 위해 공급한다고 한 만큼 순공급 유동성은 아예 없는 셈이다.
당국이 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안정적 통화정책 기조를 기반으로 전 세계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대도시 봉쇄가 이어지고 경영활동이 줄어들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급부상했다.
MLF 금리가 동결되면서 곧 발표될 대출우대금리(LPR)도 동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LPR 금리와 MLF 금리는 연동되기 때문에 통상 둘 다 같은 방향으로 간다. LPR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중국 당국이 미중 금리차 역전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11일 미중 금리차가 장중 10년 만에 처음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거나 외국인 자금 유출이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통화긴축 정책을 선택하며 미국 채권 수익률이 빠르게 상승했다. 반면 중국은 부양책을 선택하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월 초부터 조금씩 하락했다.
다만 당국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공산이 크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인하되면 시중 은행의 유동성 공급 능력이 커진다.
중국 현지 매체 매일경제신문(메이르징지신원)은 “보통 국무원 회의에서 지준율 인하가 언급 되면 2~11일 안에 지준율 인하 소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13일 열린 국무원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지준율 인하가 언급됐다.
다음날 열린 인민은행 1분기 금융통계데이터 브리핑에서도 당국은 다시 한번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밝혔다.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런쩌핑은 “당국은 이번에 지준율을 본격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