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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물류 기술개발 집념, 노동집약적 수익구조 바꾼다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4-12 16: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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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CJ대한통운이 노동집약적 택배산업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로봇 중심의 기술 개발을 이뤄낸다면 현재의 노동집약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택배산업 이미지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물류 기술개발 집념, 노동집약적 수익구조 바꾼다
▲ 김경훈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 소장.

12일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TES물류기술연구소의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물류 신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 활동내역은 모두 35건에 이른다. 

CJ대한통운은 물류 기술 개발을 위해 2019년부터 해마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까지 열고 있다. 

국내 택배기업 2위로 꼽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류연구소 아래 3개 팀을 두고 지난해 물류센터 자동화 기술 연구개발 활동에 1억8700만 원을 쓰는 데 그쳤고 한진은 별도의 연구조직 자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CJ대한통운의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는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TES는 기술(Technology), 엔진(Engineering), 시스템&솔루션(System&Solution)의 약자로 CJ대한통운의 핵심기술을 말한다.

TES물류기술연구소는 2020년 출범해 현재 약 150명이 일하고 있으며 무인 지게차·모바일 로봇, 분류·포장 자동화, 상하차 자동화, 자율주행 수송, 친환경 물류 운영 등 물류와 관련한 12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TES물류기술연구소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로봇이다. 연구소 수장에 로봇 전문가인 김경훈 소장을 앉힌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 소장은 한국과학기술대학원(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로봇 전문가로 2020년 TES물류기술연구소 출범 때부터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물류산업용 로봇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로봇대수를 의미하는 산업용 로봇 밀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물류산업에서 로봇은 이제 막 도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기술 발전에 따라 물류 현장에서 로봇 적용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로봇 기술을 개발하면 그동안 택배노조와 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왔던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책과제인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사업자로 선정돼 STC엔지니어링,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택배 박스 하차와 팔레트 및 박스 적재 작업에 활용되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들은 물류 현장에서 가장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로 여겨져 로봇을 통해 대체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혀왔다. 

최근 택배노조가 파업을 벌인 이유 가운데 하나로 택배 상하차 문제를 지목했는데 로봇 기술로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개발한 로봇 기술이 집약된 풀필먼트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군포 풀필먼트센터 안에 있는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다양한 물류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는 고정노선 운송로봇(AGV), 자율주행 운송로봇(AMR), 로봇 완충포장기 등 다양한 물류 로봇 128대가 도입됐다. 

고정노선 운송로봇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하면서 작업자에게 상품을 전달해준다. 

또 상품 크기에 맞춰 제작된 박스를 작업자에게 자동 공급하고 상품이 담긴 박스를 검수‧포장 공간으로 이동시킨다. 작업중에 발생하는 잔여 부자재들은 자율주행 운송로봇이 알아서 실어 옮긴다. 

CJ대한통운은 이같은 물류로봇 도입에 따라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의 처리능력이 일반 작업층보다 33%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기술개발은 물류센터 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CJ대한통운은 최근 TES물류기술연구소가 개발해 인도에서 물류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계열사 ‘CJ다슬’에 적용한 기술은 운송에서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CJ다슬에 적용한 핵심 기술은 수송복화 알고리즘 시스템으로 물류센터, 거래처 등을 오가는 대형 수송차량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운송경로와 운영방식을 제공한다. 

기존의 단순 임시배차 방식은 물류 운영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수송복화 알고리즘은 수송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수송복화 알고리즘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필요한 고정 차량대수에 대한 사전예측이 가능하고 동일한 경로를 빈 차량으로 운행하는 비율을 최소화해 운영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인도 뉴델리와 뭄바이에서 화물을 각각 싣고 이동할 때 2대의 임시차량이 필요했다면 수송복화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예측된 정보를 활용해 1대의 차량만으로 운영이 가능해진다. 필요한 노동력이 절반이 되는 셈이다.

이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택배산업의 노동집약적이라는 특성을 개선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벌어졌던 택배노조 파업과 같이 여전히 택배사업은 노동집약적이라는 산업의 특성 때문에 기업이 실적을 개선해도 기업가치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 노조 파업이 끝났던 3월18일 내놓은 분석리포트를 통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올해도 택배단가 인상을 예고하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노조 불확실성이 성과에 대한 정당한 가치 평가를 가로막고 있다"며 "60여 일만에 파업이 일단락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최 연구원은 "노동집약적 수익구조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수록 택배업종의 가치 회복은 지연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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