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광 선바이오 대표이사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확보할 자금을 인공혈액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진행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선바이오는 고분자물질 결합기술을 활용해 뇌졸중치료제 등 혈관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선바이오에 따르면 2022년 안으로 코스닥 시장에 성장성특례제도를 이용한 이전상장을 하기 위해 11일 한국거래소 실사를 받는다.
성장성특례제도란 증권사 또는 투자은행 등 상장주선인이 추천한 기업에 관해 상장 요건을 낮춰주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거래소는 대내외 경영환경(사업환경, 시장규모, 성장전망 등), 기술성 및 사업성(기술 완성도, 경쟁우위, 인적·물적 인프라), 성장가능성 등을 심사 기준으로 삼아 추천기업을 평가한다.
선바이오는 앞서 2021년 5월 한국거래소의 기술성 및 사업성 평가를 위해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에 기술성평가를 신청했으며 각각 A와 AA등급을 받았다.
하나금융투자를 대표 주관사로 삼아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130만2500주를 공모할 계획을 세웠다.
선바이오는 1997년 설립돼 2016년 코넥스에 상장됐으며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등의 원재료로 알려진 페그(PEG) 유도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페그 유도체는 mRNA가 외부 환경에 노출돼 변형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드는 약물전달체를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의 넥타테라퓨틱스, 일본의 NOF, 중국의 텐진젠켐테크놀러지 등이 페그 유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선바이오는 페그 유도체 개발 및 생산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회사보다 높은 품질의 페그 유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바이오는 독일 제약회사 에보닉에 페그 유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만드는 코로나19 백신에 에보닉의 mRNA 원료가 쓰인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노 대표가 선바이오를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으로 확보할 자금으로 인공혈액(산소운반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에 투자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선바이오는 새로운 신약 성분이나 단백질에 합성 고분자 물질을 결합하는 기술인 페길레이션(PEGylation)을 보유하고 있다.
선바이오는 산소운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Hb)에 페길레이션 기술을 도입해 인체 적혈구(RBC)가 통과할 수 없는 미세혈관이나 질환상태의 혈관을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신약 후보물질 ‘SB’를 개발하고 있다.
선바이오는 SB가 허혈성질환(심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 뇌졸중치료제 등으로 개발되며 항암활성제, 장기보존액 등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바이오는 SB의 전임상(동물시험) 독성시험과 효능시험을 추진할 계획을 세워뒀다.
노 대표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선바이오의 인공혈액(산소운반체)은 페길레이션 기술을 이용해 소량으로도 대량의 산소를 전달할 수 있다”며 “인공혈액 기술은 협심증, 당뇨 등 다른 질병에도 활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조사기업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혈액 시장규모는 2022년 62억 달러(약 7조6천억 원)에서 해마다 20.5%씩 성장해 2027년에는 156억 달러(약 19조2천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 대표는 1981년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고 1988년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럿거스대학교 생명공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1995년까지 미국 제약바이오회사 엔존파마큐티컬스에서 연구책임자로 일하며 제약바이오 사업경력을 쌓았다.
노 대표는 2021년 12월31일 기준 선바이오 주식 316만420주(지분율 27.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