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0대 대선 직후 서울 강남, 서초 등 지역의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규제완화, 다주택자 보유세 경감대책 등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관한 기대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강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5일 김회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대 대선 직후(3월10일~28일)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46건은 직전 최고가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149건)의 30.9% 수준이다.
대선 직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서울 아파트 상위 10곳의 최고가 평균은 32억1900만 원으로 직전 최고가 평균치(25억3300만 원)보다 6억8600만 원 뛰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구(4곳)와 서초구(2곳) 아파트가 상위 10군데 가운데 6곳을 차지했다.
강남구 삼성동 헤렌하우스는 전용면적 217.86㎡ 매물이 3월11일 50억 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34억 원)보다 16억 원 상승한 가격이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 전용면적 158.54㎡ 아파트는 3월19일 직전 최고가(36억 원)보다 15억 원 비싼 51억 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7㎡는 3월24일 63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직전 최고가와 비교해 12억 원이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3월 마지막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집값은 10주 만에 상승(0.01%) 전환했다. 5주 연속 하락해왔던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도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아직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서지는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직후 거래된 149건의 서울 아파트 중 직전 최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는 100건으로 전체 거래의 67.1%로 집계됐다. 이는 2월(62.5%) 대비 4.6%포인트 더 확대된 수치다.
김회재 의원은 “아직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추세에서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았다”면서도 “새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가 강남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전국 아파트값 하락세가 멈추는 등 우려스러운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의 급격한 전환은 시장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먼저 집값 안정화 추세를 확고히 한 다음 투기 수요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 이후에 시장 상황에 맞춰 규제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