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BMW가 전기차 배터리 협력사들과 손잡고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와 견줄 수 있는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공장 5곳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CATL과 노스볼트에 이어 한국의 삼성SDI도 BMW의 중요한 배터리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BMW의 지원을 받아 새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23일 일렉트라이브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BMW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사들과 함께 대규모 배터리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요아힘 포스트 BMW 구매담당 이사는 “미래에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지역에서 기가팩토리도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5곳의 기가팩토리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파나소닉 등 배터리 협력사와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며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조달하기 위한 대규모 공장이다.
BMW는 그동안 배터리 공급사들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사들여 완성차 공장에서 탑재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는데 앞으로는 배터리 생산에도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통해 배터리 공급난을 해소하고 원가 절감에 성과를 본 것처럼 BMW도 직접 배터리업체들의 공장 설립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렉트라이브는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합작공장 설립 이후 배터리업계에 일반적 용어로 자리잡았다”며 “BMW도 직접 배터리 셀을 생산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BMW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에 공장을 설립할지, 어떤 협력사와 손을 잡을지 등 구체적 정보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일렉트라이브는 BMW가 유럽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BMW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일 업체보다 기존의 여러 배터리 공급사가 동시에 BMW와 협력해 새 배터리공장 설립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삼성SDI가 그동안 BMW 전기차에 배터리를 꾸준히 공급해왔던 만큼 일부 기가팩토리 설립에 참여해 BMW와 함께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할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BMW는 그동안 자체 기술로 배터리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며 독일 뮌헨 지역에 시험 생산라인도 운영할 정도로 배터리 자급체제 구축에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터리 공급사들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만큼 협력사들과 함께 공장을 설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BMW가 2030년까지 전체 판매차량의 50%를 전기차로 구성한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우고 있는 만큼 협력사들과 배터리공장 설립도 이른 시일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삼성SDI와 CATL, 노스볼트 등 배터리 공급사들의 공장 설립 추진도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렉트라이브는 노스볼트가 최근 신설 계획을 발표한 독일 배터리공장이 BMW와 함께 설립하고 운영하는 기가팩토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지역에 모두 50억 달러를 들이는 대규모 배터리공장 설립을 목표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삼성SDI도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올해 배터리사업을 중심으로 시설투자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공급사들과 기가팩토리 설립 논의가 원활하게 마무리된다면 BMW의 전기차 생산원가 절감 및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전기차의 미래 시장 기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2030년까지 모두 300만 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