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 매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SDS가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삼성 오너들의 상속세와 관련한 기업가치 하락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모건스탠리는 21일 장 마감 뒤 삼성SDS 지분 301만8860주(지분율 3.90%)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작업에 들어갔다.
매각 가격은 주당 12만7400원에서 12만9500원이며 21일 종가(14만 원) 대비 할인율은 7.5~9% 수준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매각자는 4천억 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블록딜 대상 주식은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보유 지분으로 추정된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2021년 10월 상속세 마련을 위해 각각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씩 모두 301만8860주를 KB국민은행에 매각 신탁했다. 이는 이번에 블록딜로 나온 주식 수와 일치한다.
신탁 계약 기한이 올해 4월25일까지였기 때문에 두 사람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이 주식시장에 나오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4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등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 등 주식재산을 상속받았다.
유족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가 1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운데 11조 원가량이 주식재산의 상속세로 추정된다.
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는 홍 전 관장이 3조1천억 원,
이재용 부회장이 2조9천억 원,
이부진 사장은 2조6천억 원,
이서현 이사장은 2조4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삼성 오너가는 연부연납 제도(조세의 일부를 장기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는 제도)를 활용해 6차례에 걸쳐 나눠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 오너가의 삼성SDS 지분 매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도 각각 1.95%씩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SDS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글로벌 투자사 JP모건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 오너들은 주식 담보대출 등의 옵션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만약 주식을 일부 매각한다면 우선순위는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물산 순서가 될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SDS 지분이 오너들의 처분 1순위로 꼽히는 것은 삼성SDS가 삼성그룹 다른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지배구조 가장 아랫단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삼성SDS 지분을 각각 22.58%, 17.08%씩 보유하고 있어 오너들로서는 삼성SDS 보유지분 17%를 모두 처분해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적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