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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지켜낼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5-10 14: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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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길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지켜낼까  
▲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왼쪽 두번째)이 2008년 5월7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기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군산조선소를 지킬 수 있을까.

최 회장은 군산조선소에 애정이 깊다. 군산조선소를 직접 세웠고 군산조선소 일감 부족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런 군산조선소가 또 다시 작업중단의 위기에 몰렸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23척으로 1년 안에 모두 건조가 끝난다. 이에 따라 추가수주가 없을 경우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일 발표한 일감 부족 대비 경쟁력 강화 계획을 통해 선박건조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크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가동중단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에 10곳, 군산조선소에 1곳의 도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배정된 건조물량이 가장 적은 곳은 군산조선소인데 울산조선소가 2년 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수주잔량이 현저히 적다.

그렇다고 군산조선소부터 가동중단에 들어간다고 볼 수는 없다. 현대중공업이 도크별 효율성을 점검한 뒤 본사차원에서 물량을 이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소는 준공 뒤 6년 밖에 지나지 않아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고 도크의 규모도 가장 앞서 있다. 이 때문에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또 노동자들도 기술직 위주로 배치돼 인력감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군산조선소를 기공하며 서해안시대 개막을 알렸다. 2009년 130만 톤급 도크와 1650톤의 골리앗 크레인을 완공했다. 군산조선소의 도크 면적은 축구장 4개 크기로 25만 톤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였다.

군산조선소는 2010년 1월 첫 선박을 인도했고 3월 모든 시설을 갖추고 준공했다. 그 뒤 군산조선소는 세계 최대규모의 반잠수식 석유시추선을 건조하는 등 현대중공업의 단일 최대 조선소로서 역할을 감당했다.

하지만 군산조선소 준공 이후 조선업황이 내리막을 걸으면서 군산조선소는 기대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당초 연매출 3조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매출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조3천억 원에 그치고 있다.

또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했으나 지난 2월 말 기준 협력업체 포함해 전체 노동자는 3700명이다. 준공 당시 5700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지켜낼까  
▲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현재 군산조선소의 직원은 700여 명이다. 본사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이 숫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9일부터 과장급 이상 관리직 직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군산조선소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60여 명이다.

군산조선소의 임원은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군산조선소의 15개 부서 가운데 3~4곳은 통폐합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조선부문 임원 25%를 감원하고 22%의 부서를 줄였다.

군산조선소를 세운 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의 공이 컸다. 최 회장은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군산조선소 건립을 결정했다. 고향인 군산에 대한 최 회장의 애향심이 군산조선소 건립 추진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군산조선소 기공식에서 “군산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하게 된 것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과 군산조선소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회장이 2009년 사장에서 물러난 것도 현대중공업 수주가 급감하면서 군산조선소 일자리가 감소한 점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최 회장과 군산조선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 회장은 2014년 복귀해 현대중공업 비상경영을 이끌고 있는데 이번에도 수주부진에 군산조선소는 운영중단 위기에 처했다. 최 회장에게 군산조선소는 최 회장의 애증의 대상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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