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이 중국에서 거세게 부는 치맥열풍에 합류했다. ‘카스’ 이름을 내걸고 중국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중국시장의 성공이 아시아 톱10 브랜드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달성을 결정짓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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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 브랜드로 중국 진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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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한국맥주의 중국 수출액은 54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1% 늘었다고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가 27일 밝혔다.
이는 중국에서 불고 있는 ‘치맥’(치킨과 맥주) 열풍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 “우울할 땐 치맥을 찾곤 한다”는 여주인공 천송이의 대사가 중국 치맥열풍의 근원지였다. 이 드라마가 중국에서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덩달아 치맥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26일 “한국에서 조만간 열리는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 이사진 회의에서 카스 중국진출을 공식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열풍이 어느 때보다 거세기 때문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맥주임을 강조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해 전세계 35개국에 40여 종의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현지기업이 개발한 브랜드 명을 달고 현지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 사장은 이번 중국 진출의 경우 ‘카스’와 ‘OB골든라거’ 등 국산 맥주 브랜드 명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장 사장은 “AB인베브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카스와 OB골든라거 등 국산 맥주 브랜드를 그대로 가지고 나가는 전략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AB인베브는 현재 중국시장에서 판매순위 3∼4위권인 하얼빈(Harbin) 맥주와 설진(Sedrin) 맥주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AB인베브의 유통망이 오비맥주에게 기회와 자신감을 준 셈이다.
장 사장은 “향후 수출시장 공략을 강화해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판매 15위 수준인 카스를 2~3년 이내에 톱10 맥주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는 지난 1월 오비맥주를 재인수했다. 회사는 2009년 차입금 축소를 위해 오비맥주를 팔았다 5년여 만에 다시 사들인 것이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재인수하면서 장인수 사장을 연임시키고 오비맥주의 한국 본사와 회사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장 사장은 “AB인베브는 재무적 투자자와 달리 글로벌 네트워크와 650년의 양조기술력, 글로벌 마케팅 경험을 축적하고 있어 오비맥주 입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오비맥주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B인베브 경영진은 나를 포함한 오비맥주 경영진의 현지화 경영을 신뢰하고 존중한다”며 “덕분에 재통합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