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한 콘텐츠 마케팅을 강화한다.
한섬은 7일 스포츠 콘텐츠 기업 '왁티'에 53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한섬이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왁티는 글로벌 축구 관련 매체 '골닷컴'의 한국 운영사이며 올림픽위원회, 국제축구연맹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스포츠분야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2018년 10월에는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 ‘골스튜디오’를 출시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때 ‘2018달항아리에디션’, ‘핑거하트 장갑’, 2020년 도쿄올림픽때는 ‘고양이 도자기’ 등 기념품을 내놓기도 했다.
김 사장은 왁티의 풍부한 경험을 배워 한섬의 브랜드 마케팅 역량 향상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스포츠·스트리트분야에서 왁티의 콘텐츠 기획력과 브랜딩 능력을 높게 평가해 이번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며 "왁티와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으로 MZ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한섬은 올해 하반기 골프웨어 브랜드 ‘랑방블랑’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구체적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왁티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2014년 '랑방스포츠' 론칭 이후 8년만에 라이선스 브랜드를 론칭하는 만큼 스포츠 마케팅 역량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왁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하반기 골프웨어 브랜드 관련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은 차후에 공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섬이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MZ세대 공략을 위해서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섬의 주력 브랜드인 타임, 마인, 랑방, 시스템 등의 주 고객층은 35세 이상의 여성이다. 때문에 김 사장은 한섬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MZ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MZ세대는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성향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로 지난해 패션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섬은 2020년부터 MZ세대 공략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한섬의 대표적인 콘텐츠 마케팅은 공식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방영된 예능 '핸드메이드 러브', '바이트시스터즈'와 웹예능 '푸처핸섬 게임' 등이 있다.
이러한 콘텐츠 마케팅은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고 고객 충성도를 높여 잠재적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한섬은 인위적이고 직접적 광고를 불편해하는 MZ세대 성향을 감안해 일방적인 제품 설명이 아닌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높여 고객들이 먼저 찾을 만한 영상 콘텐츠로 젊은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여기에 김 사장은 올해 MZ세대가 선호하는 캐릭터 상품과 이모티콘, 유튜브 채널 공식 캐릭터 '핸써미' 컬래버레이션 제품 등의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섬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835억 원, 영업이익 138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추정치보다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8.9%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