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행사에서 평화를 통해서만 한반도의 번영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 103주년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평화”라며 “평화를 통해 민족의 생존을 지키고,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평화 속에서 번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에는 좌·우가 없이 모두가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1 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고,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해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뤘다”며 “고국으로 돌아온 임시정부 요인들은 분단을 막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았고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에서도 협력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책무”라며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일본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한때 불행했던 과거 때문에 때때로 덧나는 이웃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문화의 힘을 통해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3·1 독립선언서, 백범일지 등을 언급하며 한국이 선조들이 원했던 ‘문화 강국’의 꿈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화 강국은) 까마득한 꿈처럼 느껴졌던 일이지만 오늘 우리는 해내고 있다”며 “각 분야 문화예술인들의 덕분이고 우리에게 큰 자부심을 주고 있는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을 아껴주신 국민들께 한없는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의 일본문화 개방 등을 언급하며 우리를 문화강국으로 이끈 힘은 민주주의였다고 봤다. 

문 대통령은 “차별하고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문화예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주었으며 우리 문화예술은 오히려 일본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문화예술은 끊임없이 세계를 감동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자국중심주의’라며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3·1 운동의 정신이 우리에게 국제적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의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 3·1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으며 이 정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민 한명 한명이 임시정부의 중요 인물과 같다며 3·1 운동과 임시정부를 기념하기 위해 새로 건립된 임시정부 기념관이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선도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출발했으며 그 길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임정 요인과 같다”며 “이 곳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은 평범함이 이룬 위대한 대한민국을 기억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언제나 용기와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