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정치

줄어든 셀럽의 대선 후보 지지선언, 비호감 선거와 '블랙리스트' 영향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2-27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대통령선거를 10일 앞둔 가운데 연예계나 스포츠계에서 개인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다.

이번 대선이 '비호감 대선'이라 불리는 상황에서 지지 선언을 하게 되면 이미지에 좋지 않을 수 있는 데다 과거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태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줄어든 셀럽의 대선 후보 지지선언, 비호감 선거와 '블랙리스트' 영향
▲ (왼쪽부터)가수 이은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가수 김흥국,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선 유명 가수나 배우, 스포츠 스타 등 이른바 '셀럽'들의 후보 지지 선언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시선이 많다.

셀럽들의 지지 선언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공식선거운동 시작일 전후로 각 후보를 향한 지지 선언이 이뤄졌다.

7일 배우 문성근,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 253명이 이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11일 이 후보 선대위에 작곡가 윤일상, 가수 이은미, 배우 박혁권 등 문화예술계 인사로 구성된 'K-컬처 멘토단'이 출범했다.

15일에는 시나위 멤버 신대철, 배우 정두홍, 이원종, 김의성, 김현성, 이기영, 가수 리아, 개그맨 강성범 등 대중 연예인·예술인 184명의 이 후보 지지선언이 나왔다. 

체육계에서도 여홍철, 심권호, 김영호, 김광선 등 전 국가대표 및 메달리스트 등 체육인 100명이 이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에서는 15일 배우 박일남, 독고영재, 정동남, 임혁, 송기윤, 가수 김흥국, 개그맨 김종국 등으로 구성된 '연예인 유세단'이 출범했으며 16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 선수, 유도 선수 출신 이원희 용인대 교수  등 스포츠 스타 및 체육인 30명이 윤 후보를 공개지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체 선언을 제외하면 연예인이나 체육인이 개인적으로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더욱이 단체 지지선언을 한 셀럽들 면면을 보면 과거 대선 때부터 특정 성향의 후보를 지지했거나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일찍부터 밝혀온 이들이 많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놓고 일각에선 이번 선거가 비호감 선거로 불릴만큼 대선후보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지지선언이 오히려 셀럽들의 이미지에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대중의 관심과 호감이 중요한 연예인 등 셀럽으로선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 옆에 서더라도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득보다 실이 많은 상황인 셈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미디어의 발달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특정 정치성향을 내보였을 때 손쉽게 반대 세력으로부터 표적이 돼 공격을 받으니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를 개인적으로 공개 지지한 배우 김의성씨는 '좌빨 앞잡이' '니 XX XX도 찢어봐야 정신차리지 X자식' 등 인스타그램에서 악의적 쪽지(DM)을 무수히 받았다고 본인이 직접 밝히기도 했다.

연예계에선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에 공개 지지선언이 줄었다는 시각도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진보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조직적으로 배제한 사건이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밝혔다가 불이익을 받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공포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유명 인사들의 지지선언은 대선에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셀럽들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이 후보의 세 과시와 함께 대선 후보의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셀럽들의 지지선언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셀럽 효과'가 표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셀럽의 지지 선언이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를 바꾸는 데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단체나 인물이 지지 선언을 하면 애초에 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반대로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좋아했던 스타라도 부정적 댓글을 달기도 하는 점은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2016년 미국에서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선언을 했지만 결국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 사례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갤럭시에 없는 콤팩트형 빈자리 커보여, 애플 프로 흥행에 구글도 라인업 재편 김바램 기자
‘서로 베끼기만 하다 다 죽는다’, 게임업계 MMORPG서 새 장르로 활로 모색 조충희 기자
삼성중공업 주특기 해양플랜트 ‘모 아니면 도’, 상선 공백기에 약 될까 김호현 기자
“오늘 어디 놀러가?”, 어린이날 연휴 유통가 당일치기 이벤트 풍성 윤인선 기자
팔레스타인 전쟁 휴전 협상 난항,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종전 가능성 희박” 손영호 기자
어린이날 선물로 재테크 교육 어때요, 12% 이자 적금에 장기복리 펀드 눈길 박혜린 기자
한화오션 내년 영업실적 공백 가능성, 권혁웅 선별 수주가 되레 발목 잡나 류근영 기자
윤석열 어린이날 초청행사 참석, "어린이 만나는 건 항상 설레는 일" 손영호 기자
청년희망적금 만기 도래자 24%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 50만 명 육박 류근영 기자
상품권 지급에 현금 주식 경품까지, '혜택 강화' ISA에 증권사 경쟁 치열 정희경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