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며 금리인상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한국은행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추이와 국내 물가 상승세가 올해 기준금리의 추가 금리인상과 시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 등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 등 급변하는 대외상황과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국내 경기변화 등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했지만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연 1.75~2%로 전망하는 시장의 기대가 적절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며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 경제전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금통위 다수의 의견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대로 올라선 뒤 11월 3.8%, 12월 3.7%, 올해 1월 3.6%까지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3.1%로 크게 올려 잡았다.
한국은행은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지속, 개인 서비스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처럼 물가 상승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좌우할 변수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행은 원화가치의 하락, 자금의 해외유출 등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미셸 보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21일 미국은행협회 콘퍼런스에서 “3월에 열리는 우리의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기대만큼 경제가 발전한다면 향후 몇 달간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한국은행이 2분기 이후 최대 연 1.7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청와대에서
이주열 총재 후임 인선 착수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차기 총재 취임과 함께 2분기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관련한 시장의 긴장은 잠복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올해 3분기에 한 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 연 1.75%를 유지한다”며 “2분기(5월)과 3분기(8월)에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