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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까지 내놓은 마니커, '터줏대감' 안정원 경영 정상화는 아직 먼 길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2-02-21 16: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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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 마니커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부진한 경영실적 탓에 본사 사옥까지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섰지만 앞에 놓인 경영환경도 녹록하지 않다.
 
본사까지 내놓은 마니커, '터줏대감' 안정원 경영 정상화는 아직 먼 길
▲ 안정원 마니커 대표이사.

21일 마니커에 따르면 안정원 대표의 본사 사옥 매각 결정은 재무구조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니커 관계자는 “해당 건물을 매각하면 담보로 설정된 차입금 42억 원을 갚고 남은 65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수 있게 된다”며 “안 대표가 임차료 지출보다 부채 부담을 줄여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옥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니커는 최근 경기 용인시 신갈동의 본사 사옥을 107억 원에 환인제약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마니커는 올해 부채비율을 더 낮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니커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없다"며 "올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더 큰 거래처를 위주로 영업을 전개해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마니커의 재무구조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니커는 지난해 1~3분기까지 영업손실 95억 원을 냈다. 2020년 1~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67% 정도 줄어든 것이지만 흑자전환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

육계업계는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자재와 물류비 등의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많다.

과징금 부담도 마니커의 발목을 한동안 잡을 가능성이 높다. 

마니커는 2021년 10월6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삼계 신선육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24억 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에 나서더라도 재판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들여야 하는 소송 비용 등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올해 1월20일 마니커 사령탑에 오른 안정원 대표이사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안 대표는 2011년 6월 마니커가 이지바이오그룹으로 편입되기 한참 전인 1991년 마니커에 입사한 뒤 지금까지 30년 넘게 재직한 ‘터줏대감’이다.

안 대표는 1965년생으로 마니커 동두천공장장과 경영지원본부장, 생산본부장, 총괄관리본부장을 거쳐 대표에 올랐다. 마니커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만큼 내부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사정에 밝은 안 대표가 대표이사 취임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마니커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에 추진한 본사 사옥 매각은 지난해 확보하려던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니커는 지난해 8월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로 자금은 485억 원가량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식 발행 확정가가 예정보다 낮아지면서 실제로는 목표의 절반 수준인 266억 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마니커는 이 가운데 240억 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26억7400만 원을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했다. 애초에는 채무상환자금으로 300억 원, 운영자금으로 185억 원을 쓰려고 했지만 계획이 모두 틀어진 셈이다.

이를 감안해보면 안 대표가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애초 유상증자로 조달하려던 자금의 빈 곳을 메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 대표가 계획대로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데 성공한다면 재무구조에 일단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로서는 앞으로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악화한 육계업황을 타개할 전략을 마련하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니커는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마니커는 2021년 3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39.5%로 상장폐지 기준인 50%에 근접했다.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마니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지기도 했다.

마니커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했다. 무상감자로 자본금 감소분이 자본잉여금으로 전환되면 회계상으로는 자본잠식률을 줄일 수 있다.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유는 자본잠식을 해소하더라도 부채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실질적 자금 수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니커는 유상증자 덕분에 2021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을 줄이는데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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