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가 오랜 적자에도 당근페이 송금 서비스에 수수료 무료를 적용한 배경은 무엇일까?
당근페이가 중고거래 수수료가 아닌 지역상권과 제휴를 통해 당근마켓의 또 다른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현재 당근마켓의 주요 수익원은 지역광고다.
▲ 김용현(왼쪽),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 |
당근마켓은 14일 지역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인 당근페이의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고거래 상황에서 당근페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은행, 송금 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당근 채팅에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다. 송금 수수료는 무료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가 중고거래 서비스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정책인 셈이다.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동네밀착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당근페이 수수료가 아닌 지역상권과 제휴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근마켓은 당근페이의 영역을 선물하기, 동네 장보기, 제휴 서비스, 오프라인 지역 상점 결제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당근페이 충전금인 당근머니로 중고거래 송금뿐만 아니라 지역 서비스 결제 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당근페이는 하이퍼로컬시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 금융 서비스다"며 “오픈 초기 안정적 서비스 운영과 기틀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당근페이와 관련된 직무의 인재 채용을 진행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향후 지역 상권과 제휴 등을 통해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실적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며 "다만 당근페이 개발의 주목적은 수익원이 아닌 당근마켓 플랫폼 경쟁력 강화"라고 말했다.
김용현, 김재현 공동대표는 2015년 당근마켓 설립 이후 계속된 적자에도 중고거래 수수료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이용자수, 이용횟수, 이용시간 등을 늘려 플랫폼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사업모델을 중고거래가 아닌 하이퍼로컬 플랫폼으로 설정한 만큼 향후 동네 상권과 협업, 제휴를 늘려가며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 대표는 당근마켓을 지역 밀착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그동안 선보인 서비스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당근마켓 사업모델 방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20년 9월 시작한 당근마켓의 동네 커뮤니티 서비스 '동네생활'은 2021년 기즌 약 3천만 건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게시글 수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2021년 3월부터 시작된 '비즈프로필'은 지역 중소상공인들이 주민들에게 가게를 알릴 수 있는 서비스인데 11개월 만에 13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비즈프로필을 이용하는 가게는 2021년 12월 기준 4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당근마켓을 분석한 다른 수치들도 긍정적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발표한 지난해 애플 iOS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한국에서 월간 실사용자(MAU) 순위 8위로 페이스북(9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이 전 세계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자주 방문한 앱으로 꼽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네 상권을 목표로 했던 김용현, 김재현 대표의 사업모델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전체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넷플릭스나 토스, 업비트보다 높은 3위에 올랐다.
2021년 당근마켓 중고거래 건수는 1억 5천만 건으로 2020년과 비교해 30% 가량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