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서울 한남2구역에서 써밋 깃발을 앞세워 한남더힐의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남2구역을 재개발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참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 백 내정자가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써밋을 내세웠을 때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14일 도시정비업계에에 따르면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대우건설, 삼성물산, 롯데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등이 현수막을 내거는 등 수주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비 9486억 원으로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에 1537세대, 공동주택 30개 동을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시공사 선정은 올해 3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한남의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고 최근 DL이앤씨와 포스코건설도 수주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백 내정자는 고급 주거단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남더힐’을 지은 건설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011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2층, 12개 동, 600세대 규모의 한남더힐을 지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남더힐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유명 연예인들이 개인적 생활을 유지하고 싶을 때 선택하는 특별한 거주지”라며 “한남동의 랜드마크로 위상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더힐은 2009년 분양 당시 7년 동안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 전속모델로 활동한 배우 이영애씨가 견본주택을 방문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배우 소지섭씨, 배우 한효주씨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더힐은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꾸준히 언급됐다.
한남3구역 수주전이 펼쳐질 당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은 비교대상으로 한남더힐을 지목하기도 했다. 한남3구역을 따낸 현대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한편 시공능력평가 순위와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대우건설이 열세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2021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5위를 기록해 삼성물산(1위)과 포스코건설(4위)에 밀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서울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 적극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아파트 부문을 따로 놓고 보면 대우건설이 1위다. 이어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순으로 집계된다.
백 내정자는 한남2구역이 서울 핵심 입지에 위치한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제안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써밋을 제안한 수주전에서 단 한 번도 사업을 뺏기지 않았다.
대표적 사례가 경기 과천주공5단지(현 서밋 마에스트로) 수주전에서 GS건설에 승리한 일이다.
가장 강력한 상대로 지목되는 삼성물산과도 대등한 싸움을 벌여와 해볼만 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2007년 서울 용산역 집장촌 재개발사업(사업비 2300억 원)에서 삼성물산을 이기고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용산푸르지오써밋으로 대우건설에서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한 아파트 단지다.
2020년 서울 반포3주구(공사비 8천억 원)를 놓고 삼성물산에 패하긴 했지만 48%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백 내정자는 당시 반포3주구 조합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수주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최고급 주택단지인 한남더힐과 푸르지오써밋 등을 공급한 국내 대표건설사”라며 “한남2구역은 입지나 규모면에서 우수한 사업장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