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균 부동산다이렉트 대표이사가 베트남에 이어 싱가포르의 문을 두드리며 동남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데이터에 기반한 부동산 중개사업 모델이 부동산 관련 공공데이터가 미흡한 동남아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이용균 부동산다이렉트 대표이사. <알스퀘어 블로그>
13일 부동산다이렉트에 따르면 회사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통해 사무실 등 비주거용 매물과 시장환경 등 상업용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반적 조사를 현재 마무리해가고 있다.
싱가포르 비주거용 부동산시장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한 뒤 빠르면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한국 및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임대 중개 등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알스퀘어라는 브랜드를 통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무실 임차 중개부터 컨설팅, 인테리어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상업용 부동산 중개기업이다.
이 대표에게 싱가포르는 먼저 진출한 베트남과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 시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 알스퀘어SG를 앞으로 동남아 사업의 교두보 역할로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알스퀘어SG를 처음부터 100% 자회사로 세운 이유다.
부동산다이렉트 관계자는 “싱가포르 법인은 동남아 다른 국가들로 진출할 때 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기 위한 회사로 구상하고 있다”며 “또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 아시아태평양지역 거점 사무실을 싱가포르에 개설하는 만큼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들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21년 6월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미국 코스타그룹이 브로커 수천 명을 고용하고 유럽 부동산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한 것처럼 동남아시장에서 상업용 부동산 빅데이터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0년 기준 국민의 평균 연령이 32.5세로 플랫폼 사용과 IT기술 관련 서비스들에 친숙한 젊은 세대 비중이 높다.
또 경제활동인구(15세~64세)가 전체 인구의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기업들의 진출도 많다.
이 대표가 동남아시장을 목표로 하면서 베트남에 우선적으로 발을 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주요 고객이 기업이고 데이터부문의 강점으로 승부하는 기업인 만큼 베트남시장에서 먼저 자리를 잡아 해외시장 확대의 발판을 다지겠다는 계산이다.
부동산다이렉트는 베트남 현지 부동산중개 기업을 인수한 뒤 호치민과 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정보 1만 건가량을 수집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무실 공실 현황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이미 포스코, GS에너지, SK매직, SK네트웍스 등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사무실과 사택 등의 임대중개 업무를 담당했다. 1951년 설립된 스웨덴 식품기업 테트라팩도 부동산다이렉트 베트남 법인의 고객이다.
최근에는 베트남 현지 기업들의 사무실 임대 중개 업무도 맡으면서 사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현재 부동산다이렉트 베트남 법인은 현지 인력만 40여 명에 이른다.
올해 1월에는 베트남 현지 부동산개발회사인 KCN베트남과 공단부지 분양, 공장 및 창고 임대차사업에 관한 독점계약도 맺었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직접 오프라인에서 발로 뛰며 확보한 건물의 공실과 주차공간 등 세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딥데이터’를 무기로 삼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사업영역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동산다이렉트는 현재 대우건설, 교보증권, 제이알투자운용, 유진투자증권, 우미글로벌 등과 공동출자로 베트남 하노이에 조성하는 신도시 스타레이크시티 복합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복합개발사업은 지하 2층~지상23층 규모의 아파트 2개동, 오피스 1개동 및 상가 등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1억8550만 달러(약 2220억 원)에 이른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이 프로젝트에서 베트남부동산개발사업 지분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상업용 공간의 인테리어, 임대 중개서비스 등을 담당한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앞으로 싱가포르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현지 부동산시장 상황에 맞춰 기존 사무실 임대 중개서비스 외 시장 데이터 분석, 공장과 공단 임대 중개, 부동산개발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이 대표는 1983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부터 글로벌 컨설팅기업 부즈앨런앤드해밀턴 한국지사에서 일하다 2012년 부동산다이렉트에 합류해 대표이사를 맡았고 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업용 부동산 중개회사로 차별화를 진두지휘했다.
부동산다이렉트는 2009년 세워진 기업으로 이 대표 합류 전에는 다른 많은 부동산 중개기업들처럼 주거용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주력으로 했다.
이 대표는 2014년 알스퀘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고 5년 동안 15~20명의 직원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모은 전국 상업용 부동산 정보로 관련 데이터 15만 건이라는 자산을 갖추게 됐다.
알스퀘어는 이런 세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무실 임대차 중개에서 나아가 매입·매각,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등 건축사업부문, 사무용가구와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제품판매사업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알스퀘어 브랜드로 본엔젤스,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야후재팬코리아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SK, LGCNS, 효성, 네이버, 토스, 배달의민족,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엔터테인먼트기업 하이브 등 다양한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누적 거래액이 6조 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