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 매각 본입찰이 조만간 열린다.
전략적투자자(SI) 2곳과 재무적투자자(FI) 1곳이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의 대주주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와 매각주간사 JP모간은 입찰적격자(숏리스트) 예비실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주 안에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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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호 로젠택배 사장. |
3월 예비입찰에 참가한 5곳 가운데 글로벌 물류회사인 DHL과 UPS 등 전략적투자자 2곳과 재무적투자자인 국내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3곳이 입찰적격자로 선정돼 5주 동안 예비실사를 했다.
그러나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CVC캐피탈파트너스 등은 완주하지 못했다.
전략적투자자들은 로젠택배를 해외 특송서비스의 한국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DHL과 미국 UPS는 한국에 진출한 뒤 국제 특송서비스를 앞세워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UPS와 DHL이 로젠택배 인수를 노리는 이유는 국내 화물 네트워크에 대한 대규모 투자 부담없이 택배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회사가 로젠택배를 인수해도 이는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이 아니며 안정적 이익 창출이 가능한 로젠택배의 사업구조, 직구와 역직구시장에 대한 매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의 인수 의지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HL이나 UPS가 매물에 대한 관심보다는 한국의 택배시장과 업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수 있다”면서 “인수후보 가운데 일부는 예비실사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UPS와 DHL이 로젠택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국내 택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택배시장에서 CJ대한통운이 워낙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2015년 기준으로 41.2%에 이른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말 처음 매물로 나왔지만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명되던 현대백화점과 쿠팡 등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동안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로젠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 현대로지스틱스에 이어 국내 4위의 택배회사다.
로젠택배는 KGB택배의 지분 72.2%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를 합친 시장점유율이 10~11%대에 이른다. 시장점유율 3위인 한진택배와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2852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9%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 현대로지스틱스의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각각 3.3%, 2.8%, 2.6%에 그친다.
매각대상인 로젠택배 지분 100%의 가격은 3천억∼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베어링PEA는 2013년 미래에셋PE로부터 1580억 원에 로젠택배를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