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한걸음 다가섰다.
현대건설은 2019년 GS건설에게 대전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장대B구역 수주를 내줬는데 재입찰이 진행되자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섰다.
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 조합은 현재 진행 중인 재입찰에서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면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건설이 지난 1월20일 단독으로 입찰제안서를 냄에 따라 현재 재입찰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조합은 두 번째 입찰을 2월18일에 마감한다.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장대동 14-5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9개 동, 290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것이다.
사업비 1조 원가량에 공사비만 7300억 원에 달하는 대전 지역 최대 규모의 재개발사업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입찰이 무산되거나 단독 입찰로 두 번 이상 시공사 입찰이 유찰되면 조합은 총회 의결로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1월20일 입찰에 참여하며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합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바라고 있는 데다 다른 건설사들이 2차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낮은 만큼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고 도시정비업계는 바라본다.
임은수 조합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쉽게 유찰됐지만 현대건설에서 최고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안한 것은 우리 구역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며 “재입찰을 통해 시공사 선정을 매듭짓고 남은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다면 서울 외 지역에서 최초로 디에이치 브랜드 단지가 탄생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놓고 확실한 고급주택이라는 이미지를 굳혀 이를 수주전 승리의 필승카드로 써왔다. 실제 2020년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을 제외하면 디에이치를 내세운 모든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 5월 디에이치를 선보인 뒤 서울 강남·서초·송파 지역과 여의도·용선·성동구를 잇는 한강변에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해왔다. 또한 브랜드위원회를 엄격히 운영하면서 디에이치 적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 기준을 살펴보면 반드시 서울 지역에만 디에이치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6대 광역시 가운데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춘 사업지에서 브랜드 관점, 사업 관점, 상품 관점, 서비스 관점, 시공품질 관점, 사후관리(A/S) 및 고객관리 관점, 분양 관점 등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전 장대B구역이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에 가장 중요한 기준인 입지와 상품성을 만족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과 조합 사이에 벌어진 소송도 원만히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2020년 8월 총회를 열고 GS건설의 시공사 자격을 해지했는데 GS건설에서 이에 불복해 지난해 9월30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 뒤에 GS건설과 조합이 소송을 마무리짓기 위한 합의를 진행하고 있어 원활히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21년에 달성한 사상 최대실적(5조5499억 원)을 경신하고 4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하겠다”며“장대B구역 조합원에게 최고의 사업제안을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