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모 유진투자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MZ세대 공략에 힘쓰고 있다.
이제 막 본격적으로 금융자산 투자를 시작하는 MZ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면 유진투자증권의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는 리테일부문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4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강화한 네이버웹툰, 유튜브채널, 수제맥주 등 MZ세대를 향한 마케팅이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따상주' 관련해 인터넷 반응이 나쁘지 않고 지난해 선보인 네이버웹툰도 큰 인기를 끌었다“며 “올해 공채 면접을 진행했을 때도 네이버웹툰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일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콜라보 수제맥주 '따상주'를 출시했다. 수제맥주를 향한 MZ세대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수제맥주 전문기업 '플래티넘크래프트'와 협업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부터 MZ세대 공략을 위한 문화적 접근을 시작했다. 2021년 5월 네이버 웹툰에 선보인 브랜드웹툰 ‘신입일기’가 대표적이다.
신입일기는 유진투자증권이 웹툰작가 ‘자까’와 함께 만든 8부작 콘텐츠로 지난해 5월 연재 이후 누적 조회 수가 880만 회에 이른다.
이밖에 지난해 야놀자C&D와 함께 문을 연 '크리에이터스 뮤지엄', 고객 이벤트 및 마케팅 전문 유튜브 채널 '쏙쏙TV' 등도 MZ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고 사장은 리테일부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MZ세대를 적극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IB(기업금융)부문과 비교해 리테일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대표 리테일사업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부문의 최근 3년 평균 점유율은 각각 1.4%, 1.2% 수준으로 IB부문 점유율인 2.4%의 절반가량에 그친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유진투자증권의 위탁매매부문 수수료 점유율은 대형사 중심의 리테일 영업확대로 최근 다소 낮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주식 투자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Z세대의 신규 유입이 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코로나19 국면 속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와 투자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권사의 신규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가 신규 고객 가운데 30대 미만 비중은 28%로 기존 고객의 30대 미만 비중인 8%와 비교해 세 배 이상 높다.
고 사장의 이력도 MZ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소통에 유리할 수 있다.
고 사장은 1966년 태어나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진출해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조정실장,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조경제조정관 등을 지냈다.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데 고 사장은 당시 창조경제 정책의 핵심 멤버로 일하며 젊은 세대의 창업 아이디어를 많이 접하는 동시에 국내 스타트업과 창업 생태계 육성 정책에 힘썼다.
MZ세대 고객 확대를 통한 리테일부문 강화는 고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을 단단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 사장은 2018년 2월 유진투자증권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2019년 3월 사내이사에 선임됐는데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애초 유진그룹 창업자인 유재필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유창수 대표이사 부회장의 단독대표체제로 운영됐으나 2020년 5월 고 사장을 대표로 올리며 각자대표체제로 바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