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는 대학졸업 뒤 35년 동안 줄곧 대우건설에서만 일한 '대우건설맨'이다.
대우건설 구성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만큼 백 내정자는 새 주인을 맞는 대우건설의 조직 안정해 힘을 쏟는 한편 중흥그룹에서 언급한 부채비율 개선, 신사업과 해외사업 추진 등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대우건설은 12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백 내정자는 중흥그룹에서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된다.
앞서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우건설과 기업결합심사 신청을 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올해 2월 중순 이후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제한성 문제가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기업결합 심사 단계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우건설도 주주총회를 2월에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2월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부문을 이끌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대우건설에서 시공한 여러 공사현장에서 소장을 맡으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11월부터 주택사업본부장에 올라 대우건설의 핵심인 주택사업을 이끌었다.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택사업을 이끌면서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2019년 2만1천 세대, 2020년 3만2천 세대, 2021년 2만8천 세대를 분양하며 3년 연속 신규 분양실적 1위를 거뒀다.
2022년에도 3만 세대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코로나19와 분양가상한제 심사기준 개편 예고 등에 따라 분양일정이 밀렸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목표는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정비 수주가 착공에 이어 일반분양까지 순탄히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며 “대우건설은 수주에서 착공 분양까지 주택사업을 이끄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를 내놓았다.
또한 대우건설은 도시정비 신규수주에서는 2021년에 3조8992억 원을 거두며 4위에 올랐다.
백 내정자가 2018년 11월 주택건축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뒤 대우건설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는 2019년 8660억 원, 2020년 8728억 원을 거두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리고 2021년 들어 종전 최고치인 2017년(2조8794억 원)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다만 백 내정자는 산적한 과제가 많아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강점인 주택사업 강점을 지키는 동시에 중흥그룹에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해외사업, 신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부채비율 관리에도 힘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중흥그룹과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순탄히 진행해야 한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할 때부터 대우건설 부채비율을 100%로 낮추면서 수익성 개선, 해외사업 확대, 신사업 추진을 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대우건설은 2021년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223%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조직 문화를 융화할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며 “이를 불식시킬 수 있고 핵심사업인 주택사업을 이끌 수 있는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흥그룹도 빠른 성과를 내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기초를 탄탄히 쌓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수익성 중심 경영을 위해 주택사업에서도 더욱 깐깐히 사업을 살펴보고 해외사업의 경우에는 무리한 신규수주보다는 해외건설 현장을 정상화해 전체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대우건설에 공채 입사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주요 아파트 현장소장을 거쳐 2015년 1월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이 뒤에 2018년 11월부터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백 신임 대표이사 직원들에게 인망이 두텁고 현장경험도 많아 실무와 경영에 있어 준비된 대표이사 사장이다”며 “중흥그룹 인수와 관련한 내부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실력과 인품을 모두 지녔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2월에 대표이사와 함께 임원인사도 함께 발표될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 사업당당 대표이사와 정항기 관리담당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