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1-06 17: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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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노조가 최근 카카오페이 자사주 대량 매도로 물의를 일으킨 류영준 카카오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6일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페이 집단 블록딜 사태의 핵심인 류 대표의 카카오 CEO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류영준 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및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카카오노조는 류영준 내정자의 내정 철회와 함께 △카카오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카카오 내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 관련 규제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됐다.
당시 카카오페이 CEO인 류 내정자를 포함해 주요 경영진은 이날 동시에 블록딜 방식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량 행사해 비판이 쏟아졌다.
카카오노조는 "주요 경영진의 집단적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며 "그럼에도 주요 경영진들이 동시에 매각한 것은 유가증권시장 개장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던 일로 이들은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올해 1월4일 전사 간담회를 열고 집단 블록딜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해명 및 사과의사를 표명했지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모든 일에는 책임이 있고 한 번의 간담회는 면죄부가 될수 없다"며 "책임을 지는 것은 카카오 신임 대표에서 사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흥열 카카오노조 사무장은 "카카오페이 구성원들의 반응을 들어보면 사후약방문식 간담회에 사과는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경영진의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연식 카카오페이 부지회장은 "마치 언론 보도를 위해 대본을 읽는 듯한 사과로는 이 사태를 수습하기 어려워 보였다"며 "진정성 있게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도 촉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카카오의 주요주주로 7.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노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에 대한 상호 신뢰 가능한 구체적 규제 방안을 만들고 이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1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은 지난해 12월10일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자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세부적으로는 △류영준 대표 23만 주 △이진 사업지원실장 7만5193주 △나호열 최고기술책임자(CTO) 3만5800주△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카카오페이 CEO 내정자) 3만 주 △이지홍 브랜드실장 3만 주 등 모두 44만993주를 매각해 469억 원 규모의 차익을 거뒀다.
대량 매각 전날인 지난해 12월9일 20만8500원이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올해 1월6일 기준 15만2천 원으로 약 한달만에 27.1%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사태의 여파가 커지자 이른바 '류영준식 먹튀 방지 대책'을 만들고 신규 상장 후 주식매매에 대한 제한을 걸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도 했다.
이후 카카오페이 구성원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윤리의식 결여에 대해 성토를 이어갔다. 이는 카카오페이 노동조합이 결성되는 계기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