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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감원 '쓰나미', 기업과 사람 함께 살릴 묘안 없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4-22 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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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명 감축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이들은 일이 없어지면 저절로 떠나는 사람들로 근본적인 문제는 없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3월10일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1분기에 5천억 원의 영업흑자를 내겠다고 자신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인력수준이 지금보다 1만여 명가량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 감원 '쓰나미', 기업과 사람 함께 살릴 묘안 없나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조선3사의 대량해고 사태가 현실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전체 인력의 10% 수준인 3천 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이미 조선업계는 조선3사를 포함해 중소형 조선사들까지 포함해 지난해에 전년보다 1만5천여 명이 줄었다.

올해는 조선업계 대량 실직사태가 ‘쓰나미’급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이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1차타깃으로 해운과 조선업계를 겨냥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정부발’ 구조조정의 칼끝을 피해가기 위해 조바심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통틀어 8조 원 이상의 사상최대 적자를 냈던 조선3사 CEO들이 올해 들어 ‘흑자경영’을 목놓아 외치고 있는 이유다. 이미 마를 대로 마른 수건을 짜내자니 감원카드가 비용을 줄이는 최우선 방책으로 떠올랐다.

흑자경영은 경제이슈지만 감원은 경제이슈인 동시에 사회이슈다. 단순 숫자 놀음을 해보자.

만약 조선업계 종사자 1만5천 명이 실직을 당했다고 치자. 4인 가족으로 단순 계산하면 6만 여명의 생계가 위협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 뿐인가?

이들은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다. 가장의 실직으로 아이들 학원부터 끊을 것이며 외식이나 옷을 구입하는 등 일상적인 소비활동도 생필품을 구입하는 최소 수준에서 이뤄질 게 뻔하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이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거제의 지역경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미 조선소 주변 음식점 등 폐업이 속출하면서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성립 사장의 말을 전후문맥을 떠나 곧이곧대로 해석하자면 일이 없어 직장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은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흑자경영을 목표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세계 조선강국으로서 화려한 영광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피땀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업이나 정부가 세계 경기불황과 국가 경제위기에 조급증에 내몰려 대규모 실직사태에 따른 후유증이 얼마나 클지 그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조선업 감원 '쓰나미', 기업과 사람 함께 살릴 묘안 없나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미 이런 현실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22일 부산에서 조선소를 다니다 실직한 30대 청년이 자살을 시도했다. 18일에도 전남 광양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이 실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계형 범죄도 일어나고 있다. 21일 지난해 조선업체에서 실직한 30대 실직자가 이웃집 여대생이 사는 원룸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직불카드를 빼앗고 90만 원의 현금을 인출해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정부는 곧 범정부부처가 참여하는 3차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연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도 기업 구조조정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도 살리고 직원도, 지역경제도 살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할 묘안과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숲과 나무만 보지 말고 뽑히고 짓밟힐 잔가지와 이름없는 들풀에도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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