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 공정전환 지연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노후화된 생산라인을 신공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LCD패널의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2분기 들어 디스플레이업계의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LCD패널의 가격하락세 역시 잦아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지배력 확대와 상대적으로 빠른 실적회복 등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디스플레이발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21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공정 적용에 따라 TV패널 생산차질이 지속되고 있어 라인 재가동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LCD패널 업황의 수급개선에 패널가격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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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TV패널의 원가혁신을 목표로 오래된 공정라인을 신규 라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과정에서 생산수율을 안정화하는데 고전하면서 올해 1분기에 LCD TV패널 생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분기에 공정전환 과정에서 출하량이 줄었던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일시적 현상이었을 뿐이며 2분기부터는 정상가동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 공급상황이 2분기에도 개선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차질에 디스플레이업계의 공급과잉 현상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LCD패널 가격하락세는 안정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4월 들어 LCD TV패널가격의 평균 하락률은 지난달 2.4%보다 둔화된 1.1%를 기록했다.
패널 크기별로 살펴보면 32인치 TV패널 가격은 오히려 1%가량 상승했고 40인치대 TV패널은 3월과 같은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다. 50인치를 넘어가는 대형 TV패널 역시 가격하락세가 둔화했다.
◆ 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 공급이 주춤한 사이 올해 1분기에 LCD TV패널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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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출하량을 기준으로 LCD TV패널 시장점유율 21%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 출하량이 대폭 줄어 시장점유율 17.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에게 LCD TV패널 점유율 1위를 내줄 정도로 근소한 차이의 경쟁구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격차를 더 벌리는 데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LCD업황 부진에 따른 타격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LCD패널 가격하락세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LCD패널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봤을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정전환 지연이 공급과잉에 허덕이던 디스플레이업계에 숨통을 틔워준 꼴이 됐다”며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더 빠른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