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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왜 갈수록 뚱뚱해지나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6-23 17: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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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왜 갈수록 뚱뚱해질까?

정몽구 회장은 차량 경량화와 연비개선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들이 새로 선보이는 차량들은 무거워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왜 갈수록 뚱뚱해지나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차량 경량화를 위해 기존 강판보다 10% 가량 가볍고 강도는 2배 이상 강한 초고장력강판을 사용하지만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체뿐 아니라 부품까지 확대 적용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차량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을 적극 적용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현대제철로부터 강판을 공급받으면서 강판 대체재 발굴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아자동차가 23일부터 올 뉴 카니발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올 뉴 카니발에 적용된 초고장력강판 비율은 이전 모델 보다 2배 늘렸다. 초고장력강판 대부분은 승객 탑승부 보호를 위한 부품에 사용되면서 충돌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 뉴 카니발은 초고장력강판이 부품에도 적용되면서 차량무게는 전 모델과 비교해 27kg 늘었다. 차량무게가 늘어난 현대기아차의 신차는 올 뉴 카니발뿐이 아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와 올 초 출시된 신형 쏘나타 역시 같은 이유로 각각 150kg, 45kg씩 늘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신차 세 대 모두 이전 모델에 비해 뚱뚱해졌다. 이는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잡으려는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진 것이다.

유명 완성차기업들은 알루미늄을 적극 적용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벤츠가 2012년 출시한 SL63 AMG는 양산차 최초로 차체 전체에 알루미늄이 적용되면서 이전 모델과 비교해 110kg 가벼워졌다. 포드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F-150에 알루미늄을 사용해 차체 무게를 317kg 가량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기아차도 지난해부터 10조 원 규모의 차량 경량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 초 북미오토쇼에서 독일 브랜드들이 선보인 고효율 차량들을 보고 상당한 자극을 받았다”며 “차량 경량화와 연비경쟁에서 뒤쳐지면 이류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 부분 투자에 목숨을 걸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초고장력강판 적용, 알루미늄 차체 개발, 탄소강화 재질 활용, 고강도 플라스틱 적용 등의 방안을 중심으로 차량 경량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유명 완성차기업들이 알루미늄 적용을 통한 경량화에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희원 현대차 차체설계실 이사는 지난해 10월 신형 제네시스 설명회에서 “다른 완성차기업들이 도어나 후드, 휀더 등 차체 골격 이외의 부분의 경우 강판 대비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결코 좋은 게 아니다”라며 “알루미늄 판재는 접촉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수리비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경량화할 수 있다면 굳이 알루미늄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알루미늄 대신 초고장력강판을 적용함으로써 연비와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가 초고장력강판 사용으로 얻은 연비향상 효과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신형 쏘나타 연비는 기존 모델에 비해 0.2㎞/ℓ 향상된 12.1㎞/ℓ였다. 하지만 이 연비는 광폭 타이어를 장착하고 측정했기 때문에 실제 향상효과는 전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 뉴 카니발 연비도 11.5km/ℓ로 기존 모델에 비해 0.2㎞/ℓ 향상되는 데 그쳤다. 신형 제네시스 연비는 오히려 감소했다. 신형 제네시스 연비는 기존 모델에 비해 0.2km/ℓ 감소한 9.4km/ℓ였다.

현대기아차가 연비 개선에 실패한 까닭은 차체뿐 아니라 부품에도 초고장력강판이 확대 적용되면서 전체 차량 무게가 늘었기 때문이다. 초고장력강판의 무게는 기존 강판과 비교해 10% 가량 가볍긴 하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초고장력강판보다 15% 가량 더 가볍다. 알루미늄이 초고장력강판보다 연비개선에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가 초고장력강판을 고집하는 이유는 수직계열화 체제에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타협책인 것으로 보인다.

초고장력강판은 알루미늄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초고장력강판을 사용할 경우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유우철 현대제철 사장은 “현대자동차는 대중적 차량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원가절감에 대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강판을 사용하는 것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구축한 수직계열화 체제가 현대기아차의 경량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현대제철이 생산한 강판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강판사용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다수의 계열사에 걸쳐 쇳물에서부터 완성차까지를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알루미늄 사용을 늘릴 경우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들이 이에 따른 생산설비를 갖춰야 하고 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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