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로이터 등 외신보도와 두산중공업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뉴스케일파워는 이번 상장을 통해 얻는 자금을 두산중공업이 참여하는 아이다호 소형모듈원전 건설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으로부터 최초로 소형모듈원전 설계승인을 받았다.
소형모듈원전은 발전용량 300MW(메가와트) 이하로 원전 핵심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을 하나의 원자로 용기에 담은 일체형 원전을 말한다.
모든 장비가 원자로 안에 다 들어가는 일체형이어서 공장에서 사전제작이 가능하며 원자로 자체는 수조 안에서 작동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소형모듈원전은 전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세울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로이터는 뉴스케일파워가 상장을 통해 얻는 기업가치를 두고 부채를 포함해 19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뉴스케일파워는 이번 상장에서 얻는 자금을 소형모듈원전 기술을 포함한 상용제품의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사용한다. 특히 첫 투자처는 미국 아이다호주에 소형모듈원전 건설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다호 소형모듈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미국 발전사업자 UAMPS(유타 지역발전시스템)가 추진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두산중공업도 참여하기로 돼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뉴스케일파워로부터 소형모듈원전과 관련된 검토용역을 수주해 올해 1월 완료했고 현재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2022년부터 UAMPS가 추진하는 원자로 모듈용 대형 주단소재 제작(주조와 단조를 통해 대형 철제 판을 만드는 것)에 착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두산중공업과 뉴스케일파워가 진행하는 아이다호 소형모듈원전 사업은 뉴스케일파워의 상장으로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두산중공업은 2019년 국내 투자회사들과 함께 뉴스케일파워에 4400만 달러의 지분투자를 한 데 이어 올해 7월 국내 투자회사들과 추가로 6천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가치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원 회장은 뉴스케일파워와 투자협약식에서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두산중공업과 뉴스케일파워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이처럼 소형모듈원전에 힘을 주는 까닭은 시장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원전사업에서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온 두산중공업에게 적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향한 세계 발전시장의 큰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며 "원자력부문에서는 미국과 해외에서 차세대 원전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세계에서 소형모듈원전 650~850기 건설이 추진돼 시장규모가 2400억~4천억 파운드(약 379조~63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15년 안에 약 1천 기 이상의 소형모듈원전이 새로 생기는 것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성, 안전성 등 확보해야 할 이슈는 많지만 두산중공업의 연평균 원전 수주잔고는 앞으로 1조~1조3천억 원 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해외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추가 계약을 맺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지분투자를 한 뉴스케일파워의 상장은 소형모듈원전 산업의 확장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 요소로 판단한다”며 “두산중공업은 앞으로도 기술력을 배가시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