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ENM 부사장대우가 올해 연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까?
이 부사장대우는 현재 CJENM에서 브랜드전략담당을 맡고 있는데 이번 인사에서 승진해
이재현 회장의 중기 비전에 발맞춘 CJENM의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CJ그룹 안팎에서는 이경후 부사장대우가 부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연말인사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상무로, 이경후 부사장대우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남매들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대우는 그동안 CJ그룹 안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2011년 CJ주식회사 기획팀 대리로 입사한 이후 6년 만인 2017년 상무대우로 승진하며 처음 임원이 됐다.
2017년에는 3월 상무대우로 승진한지 8개월 만인 그해 11월 상무로 승진했고 다시 3년 만인 2020년 연말인사에서는 부사장대우에 올랐다.
반면 이선호 부장은 2019년 마약 밀반입사건으로 CJ제일제당에서 정직 처분을 받으면서 그동안 이경후 부사장대우의 승진과 보폭을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남매가 나란히 승진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이재현 회장이 지난달 내놓은 중기 비전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J그룹 안에서 CJENM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 부사장대우의 승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11월3일 중기 비전으로 4대 성장엔진을 육성하기 위해 2023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4대 성장엔진으로는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치유),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등을 들었다.
CJENM은 4대 성장엔진 가운데 ‘컬처’를 맡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CJENM은 이 회장이 중기 비전을 발표한 직후부터 발빠르게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결과들을 발표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월19일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 엔데버그룹홀딩스 아래에 있는 제작 스튜디오인 인데버콘텐트 지분 80%를 약 9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데 이어 12월에는 미국의 종합미디어 기업인 바이아컴CBS와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인데버콘텐트는 2017년 설립된 스튜디오로 자체 프로덕션시스템, 폭넓은 크리에이터 네트워크와 유통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영화 '라라랜드'와 '콜미 바이 유어네임', 드라마 '킬링이브'와 '더 나이트 매니저' 등이 있다.
바이아컴CBS는 바이아컴 지상파TV CBS, 영화사 파라마운트, 온라인동영상플랫폼 파라마운트플러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앞으로 두 기업은 CJENM의 고유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CJENM은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 부문을 물적분할해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CJENM의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 고양시와 함께 CJ그룹의 강점인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테마파크 ‘CJ라이브시티 아레나’ 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약 32만6400㎡ 규모의 부지에 실내 2만 석과 야외 4만 명의 수용 공간을 연계한 초대형 음악 공연장을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1조8천억 원에 이른다.
CJ그룹은 CJ라이브시티 아레나를 세계 한류팬이 찾는 ‘K-콘텐츠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CJ그룹의 문화사업을 이끌고 있지만
이재현 회장과 같이 지병을 앓고 있는 만큼 이경후 부사장대우가 보폭을 넓히면서 이같은 역할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후 부사장대우는 2017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미국에서 귀국해 당시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을 통해 막 출범한 CJENM에서 마케팅 및 브랜드 담당 상무를 맡았고 현재까지 CJENM에 몸담고 있다.
이 부사장대우는 1985년생으로 올해 만 36세다. 그는 미국 콜럼비아대학교에서 불문학 학사, 심리학 석사를 마쳤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 인사와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