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12-17 12: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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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대호 하원제약 대표가 근로소득세 등 12억4800만 원을 체납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국세청>
구대호 하원제약 대표가 법인 세금을 고액 체납한 데 이어 자신도 상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세청의 2021년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살펴보면 구대호 대표는 근로소득세(갑) 등 12건에 관해 모두 12억4800만 원을 체납했다.
지난해 하원제약이 세금 체납 법인으로 불명예를 안았는데 이번에는 구 대표가 개인 체납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하원제약은 경기도 평택에 본사를 둔 중견 제약사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에토바정,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프레빈캡슐 등 다양한 복제약(제네릭)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앞서 하원제약은 2020년 고액 체납 법인으로 등록됐다. 근로소득세 등 260억 원가량을 체납했는데 당시 신규 체납 법인 가운데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여기에 더해 구 대표까지 새로 고액체납자로 등록되면서 기업 이미지의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하원제약은 여전히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라 있어 아직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세청은 신규 체납자 명단을 1년마다 등록하지만 체납된 세금이 납부된 경우에는 시간을 두지 않고 바로 명단에서 내려준다.
하원제약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법인세 부과처분 금액의 일부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 중이다”고 설명했다.
하원제약 실적은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원제약은 매출로 2018년 556억 원을 거뒀는데 이후 2019년 528억 원, 2020년 456억 원 등으로 해마다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2018년 60억 원, 2019년 5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는 10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구 대표는 악화하는 실적에 세금 문제까지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 구대호 하원제약 대표이사.
구 대표는 1965년생으로 1990년 성균관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세웅산업을 거쳐 하원제약 부사장을 지내다 2005년 대표이사에 오르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원제약 관계자는 세금과 관련해 "할 이야기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국세청은 2004년부터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공개 대상자는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체납된 국세가 2억 원 이상인 사람이다.
체납자가 체납액의 50% 이상을 납부한 경우, 체납된 국세가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 등 불복청구중에 있는 경우, 회생계획 인가의 결정에 따라 체납액이 징수유예중에 있거나 회생계획의 납부일정에 따라 납부하고 있는 경우, 국세정보위원회가 공개 실익이 없거나 공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에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세청이 16일 공개한 2021년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는 구 대표 등 개인 4702명과 법인 2314개가 포함됐다. 전체 체납액은 5조3612억 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3월 명단 공개 예정자에게 사전 안내해 6개월 동안 납부를 독려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