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올해 1분기 흑자전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영업이익을 10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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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권 사장이 이런 기세를 몰아 현대중공업의 앞길에 놓인 악재들을 극복하고 올해는 흑자전환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일 “현대중공업은 정유부문의 호조 덕에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매출 10조4천억 원, 영업이익 2517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4%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정유부문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1분기에 유가상승과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영업이익 2303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의 91.5%를 차지한다.
현대중공업이 1분기에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추가손실 발생을 줄인 점도 흑자전환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도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확대 덕에 1분기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을 것”이라며 “조선과 해양플랜트 부문도 실적이 안정화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관건은 이런 흑자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권오갑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결국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2016년 반드시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권 사장은 지난해부터 임원급여를 반납하고 각종 투자를 축소하거나 보류하는 등 현대중공업의 흑자전환을 위한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권 사장 앞에 놓인 현대중공업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 선박 3척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1분기 누주 수주금액은 모두 17억420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42.2%나 감소했다.
또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11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결과 법인세 탈루혐의가 인정돼 1200억 원의 세금추징 통보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추징금액이 과하다고 판단해 추징세금의 일부만 낸 뒤 과세 전 적부심사와 함께 조세 심판을 청구했다.
권 사장은 노조와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8일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뿐 아니라 임금피크제 폐지,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등을 포함한 임금과 단체협약 요구안을 회사측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9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거듭하는 와중에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면 올해 약 3500억 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비상경영 체제에서 경영권에 대한 요구까지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권 사장이 노조와 제때 임단협 합의을 끌어내지 못하면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아 경영정상화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