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1-12-12 14: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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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리노랩이 안과 유전자검사 기술을 앞세워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진 아벨리노랩 회장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유전자 진단기술 확대뿐 아니라 안과질환 치료용 유전자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이진 아벨리노랩 회장.
12일 아벨리노랩에 따르면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란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기술력이 높은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재무제표상 한국거래소가 정한 상장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성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술성평가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과 시장성을 평가받는 것을 말한다.
기술의 완성도와 경쟁 우위도, 인력 수준, 성장 잠재력 등을 평가받는데 2곳 기관으로부터 A등급, BBB등급 이상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을 신청할 수 있다.
아벨리노랩은 앞서 10월 기술성평가 전문기관인 나이스디앤비와 한국기업데이터 등에서 각각 A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자격을 얻었다.
이 회장은 2022년 상반기 안으로 아벨리노랩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맡았다.
아벨리노랩은 미국에 본사를 둔 유전자검사 서비스 제공 기업이다.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에게 각막이상증 등의 안과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각막이상증이란 비염증성 혼탁(각막이 뿌옇게 흐려지는 상태)이 출생할 때부터 두 눈에 발병해 서서히 진행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각막이상증을 가진 환자가 그 사실을 모르고 시력교정수술을 받게 되면 시력저하, 혼탁, 실명 등을 겪을 수 있다.
각막이상증은 국내에서는 870명 가운데 1명, 중국은 416명 가운데 1명, 미국은 1115명 가운데 1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환자 수는 약 6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아벨리노랩은 세계 최초로 미국 연방정부의 의학분석기준(CLIA)을 인증받은 유전자검사 기술인 ‘아바젠’을 보유하고 있다.
아벨리노랩은 아바젠이 70여 종류의 각막이상증과 원추각막(각막이 점차 얇아지고 뾰족해지며 결국에는 뒤틀려서 시력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비염증성 진행성 각막 질환) 등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안과 유전질환 5가지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할 자금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진단 분야의 사업영역 확대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아벨리노랩은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인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유전자가위와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을 이용한 각막이상증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후보물질을 도출해 전임상(동물시험)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상시험도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기술성평가 통과 소식을 전하며 “코스닥 기술평가특례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한국은 전 세계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아벨리노는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66년 태어나 2003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아벨리노를 국내에 설립한 뒤 글로벌사업을 위해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