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주력 소프트웨어 제품인 한컴오피스에 클라우드와 메타버스를 접목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이 한컴오피스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부사장.
12일 한글과컴퓨터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17일 출시되는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월드한컴타운’이 한컴오피스의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싸이월드한컴타운은 한글과컴퓨터가 싸이월드제트와 함께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합작법인의 이름이기도 하다. 한글과컴퓨터는 싸이월드한컴타운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싸이월드한컴타운 안에 가상 오피스 공간을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기반의 한컴오피스 구독 서비스도 내놓을 생각이다.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해 업무를 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메타버스 사무실에서 실제 할 수 있는 일은 PDF파일, 영상 등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한글과컴퓨터는 보고 있다. 메타버스 사무실 안에서 함께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등의 서비스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언제 어디서든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한컴오피스를 물리적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 공간에 적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지금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MS오피스 아니면 한컴오피스뿐인데 아직까지 MS오피스는 메타버스용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며 “싸이월드한컴타운은 한글과컴퓨터가 앞장서서 메타버스용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는 내년 상반기에 한컴타운과 한컴오피스를 연계하여 한글, 워드, 엑셀, 프리젠테이션 등 여러 형식의 문서를 공유하거나 편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며 “특히 NFT(대체불가토큰) 연계를 통해 제안서, 기획서, 논문 등 다양한 문서 콘텐츠를 서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컴오피스의 점유율은 약 30%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국내 공공기관 시장을 한컴오피스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며 민간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MS오피스의 점유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 메타버스 열풍이 불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업무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한글과컴퓨터로서는 메타버스를 통해 한컴오피스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놓고 보더라도 IT기업을 중심으로 업무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오피스 협동 작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한글과컴퓨터의 전략은 오피스 소프트웨어 점유율 확대에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진행했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인 직방은 서울 강남에 있던 본사를 철수하고 전 직원이 메타버스 오피스인 ‘메타폴리스’로 출근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SaaS(소프트웨어 애즈 어 서비스)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SaaS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유지, 관리, 서비스하는 사업 형태를 뜻하는 용어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부사장은 11월22일 주주서한을 통해 “한글과컴퓨터는 정보를 생산하는 도구로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정보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사용자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편라다임’을 제시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