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헝가리를 교두보 삼아 유럽 진출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행장이 해외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는 유럽우리은행 키우기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헝가리 사무소를 개설하며 유럽 지역 네트워크가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헝가리 사무소는 지리적으로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지점에 위치해있다"며 "헝가리 사무소 개설로 기존 유럽 네트워크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독일현지법인인 유럽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헝가리 사무소도 유럽우리은행에 속한 사무소다.
우리은행은 기존 독일법인, 영국 런던지점, 폴란드 사무소, 러시아법인에 더해 헝가리 사무소를 개설하며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유럽 지역 네트워크가 견고해진 셈이다.
지정학적 위치를 제외하고도 헝가리는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해 국내 은행들의 기업금융(IB) 확대에 요충지로 꼽힌다.
국내 은행들은 금융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는 현지영업을, 금융시장이 이미 발달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현지진출 한국기업의 금융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기준 헝가리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 1위로 조사됐으며 2020년에도 3위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를 보면 2015년부터 2020년 한국 기업이 헝가리에 투자한 금액은 15억2300만 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신규 법인 수는 105개 늘었다.
헝가리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늘며 관련 기업금융 수요도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11월30일 헝가리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인가를 취득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기업들의 해외진출 방식은 현지법인(현지 법에 따라 설립), 지점(국내 법 적용), 사무소 등으로 구분되는데 사무소는 현지법인 또는 지점 설립 전에 시장 조사, 거래처 현황 파악, 고객 접촉 등에 활용된다.
우리은행은 헝가리 사무소를 통해 동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 및 현지기업에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권 행장이 헝가리 진출을 통해 유럽우리은행에 힘을 실으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 필리핀, 홍콩, 러시아, 베트남, 브라질, 미국, 미얀마, 독일, 인도네시아, 중국 등 11개 국가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독일에 세운 유럽우리은행은 가장 최근인 2018년 11월에 설립됐다. 코로나19 발생 시기와 맞물려 적극적으로 영업 확대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유럽우리은행은 해외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순손실을 내고 있다.
권 행장이 유럽 진출에 시동을 걸어 유럽우리은행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모든 해외법인에서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권 행장은 9월 유럽우리은행에 약 689억 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해 유럽우리은행 영업 확대에 힘을 싣기도 했다.
유럽우리은행은 적자 규모를 꾸준히 줄이고 있어 흑자 달성도 멀지 않아 보인다.
유럽우리은행은 지난해에 순손실 117억2500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순손실 8600만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