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권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강력하게 꼽혔는데 선거참패의 불명예를 극복하고 다시 대선주자로 부상할지 불투명해졌다.
◆ 김무성, 대권가도 쉼표일까 마침표일까
김무성 대표는 14일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선거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오만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고 당력을 결집하지 못해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면서 “이 모든 결과는 새누리당이 자초한 것으로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다시는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저희들은 부족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20대 국회가 제대로 일하고 박근혜 정부가 마지막 임기까지 국정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선거당일 피로누적으로 입원했다. 김 대표는 선거운동 강행군으로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선거당일 김 대표가 당사를 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선거 성적표는 차라리 김 대표가 자리에 없었던 게 나았다고 할 정도로 처참했다.
김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승패와 관계없이 당대표를 사퇴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분히 대권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으나 선거에서 참혹하게 지고 난 지금 사퇴는 뼈아프게 다가온다. 선거 이틀 전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발언까지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 대표는 패배 속에 대표로서 책임론이 집중돼 비난받으며 물러나게 됐다. 새누리당이 공천논란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저버리도록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총선 패배가 더욱 쓰라린 것은 김 대표의 안방인 부산경남에서 민심이탈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부산경남에서 야당에 13석을 내줬다. 19대 총선에서 4석을 제외하고 새누리당이 싹쓸이 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결과다.
김 대표도 2013년 재보선 때 지역구에서 65.7%를 득표했던 데 비해 이번에 55.8%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선거구 획정으로 부산 영도구가 부산 중구영도구로 바뀌긴 했으나 10% 가깝게 득표율이 하락했다.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대선에 도전하기에는 부산경남의 민심이 불안한 것이다.
김 대표는 당분간 2선에 물러나 세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김 대표의 측근인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이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에 머물게 됐다는 점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가 세력기반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물론이고 김 대표 측근들도 총선 패배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당내 경쟁세력인 친박계는 더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세력을 추스르는 속도는 김 대표가 빠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 새누리당, 누가 대선을 향해 뛸까
새누리당은 내년 치를 대선을 걱정하게 됐다.
수도권에서 참패했을 뿐 아니라 텃밭으로 여겨진 영남에서 독점체제도 무너졌다. 호남을 기반으로 제3당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국민의당은 야당표가 아닌 여당표를 잠식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대로 대선 구도가 짜여진다면 ‘필패는 필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지율만이 아니라 인물난도 문제다. 유력한 후보들이 모두 대권에서 멀어졌다. 가장 지지도가 높은 대권 주자인 김무성 대표가 6선에 성공했으나 총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 대권을 겨누기 쉽지 않아 보인다.
친박계 후보로 거론되던 서울 종로의 오세훈 후보와 비박계 후보로 거론된 대구 수성갑의 김문수 후보 등이 모두 원외에 남게 됐다. 탈당해 무소속 출마했던 친이계 좌장격인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후보도 낙선해 친이계도 세를 집중하기 어렵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충남 논산계룡금산의 이인제 후보, 서울송파병의 김을동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떨어졌고 김태호 의원은 불출마했다. 전 부총리를 지냈던 인천서구을의 황우여 후보, 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던 서울 마포갑 안대희 후보도 졌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무주공산이 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5월 열릴 원내대표 경선이 향후 판세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조기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 좌장인 최경환 당선자가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르지만 친박의 공천학살이 패배의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역풍을 뚫기 쉽지 않아보인다. 이 밖에 이주영 당선자, 정우택 당선자, 이정현 당선자 등의 이름도 거명된다.
공천 배제로 탈당했으나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승민 당선자와 주호영 당선자 등은 새누리당 개혁을 외치며 복당 의지를 밝혔다. 이들이 복당할 경우 지지세력 결집을 노릴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