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올해 연말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할까?
이 부장이 올해 CJ제일제당에 복귀한 뒤 비비고 브랜드의 해외마케팅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임원 승진을 통해 이 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8일 CJ그룹 안팎에서는 CJ그룹이 올해 12월경 연말인사를 통해 이 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CJ그룹의 경영권을 이 부장에게 승계하기에 앞서 경영수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이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앓고 있는 유전병 때문에 빠르게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부장이 2019년 마약 밀반입사건으로 CJ제일제당에서 정직처분을 받으면서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부장이 그 사건으로 업무에서 한동안 물러나면서 누나인 이경후 CJENM 부사장대우보다 승진이 한참 늦어졌다.
이 부장의 누나인 이경후 부사장대우는 지난해 12월 실시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해 이미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이경후 부사장대우는 이미 2017년 3월 상무대우로 승진하며 처음 임원에 오른 뒤 3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부사장대우까지 올랐다.
CJ그룹이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경영권 승계 1순위로 꼽히는 이 부장의 격을 이경후 부사장대우에게 맞춰줘야 하는 필요성도 있는 셈이다.
이 부장이 올해 1월 CJ제일제당에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한 뒤 비비고 브랜드와 미국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 체결에서 전면에 나서는 등 해외에서 진행한 비비고 마케팅에서 성과를 보였다.
이런 점을 들어 올해
이재현 회장이 이 부장에게 힘을 싣는 인사를 내고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이 흘러나온다.
이 부장은 CJ4우선주(신형우선주)도 꾸준히 추가로 매입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라는 시선이 나온다.
15일 나온 지주사 CJ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 부장은 3분기에 CJ4우선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3분기 말 기준 지분율은 25.16%로 2분기보다 0.32%포인트 높아졌다.
신형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CJ의 신형우선주는 발행한 뒤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데 2019년 발행됐기 때문에 2029년이 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부장은 CJ4우선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이 부장은 CJ4우선주 지분 22.98%를 들고 있었지만 올해 1분기 24.84%로 늘렸다. 2분기에는 추가 매입에 나서지 않았지만 3분기 들어 다시 우선주를 매입했다.
CJ올리브영이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상장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이 부장이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에 힘을 싣는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계열사로 여겨진다. CJ올리브영이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이 부장이 들고 있는 CJ올리브영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 지분율은 2020년 말 기준으로 CJ그룹이 지분 55.24%, 이 부장이 17.97%, 이경후 부사장대우가 6.91%를 들고 있다.
이 부장이 CJ그룹 경영권 승계하려면
이재현 회장이 들고 있는 CJ 지분 42.07%(1227만5574주)를 상속 또는 증여받아야 한다. 이는 18일 CJ 종가 8만8600원 기준으로 1조876억 원에 이른다.
CJ올리브영은 2020년 12월 사전기업공개(pre-IPO)를 통해 1조8천억 원의 기업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4조 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연말인사는 12월경 진행될 것이다”며 “아직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