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우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사업)의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낸다.
이 부회장은 주력인 주택분야의 자체개발사업 비중을 늘리는 데서 나아가 물류센터를 비롯한 부동산 복합개발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미건설은 3년 연속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상승하는 등 탄탄한 중견건설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주택사업을 통한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비대면시대 본격화,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 등으로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 개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물류센터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건설사들이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단순한 시공권 수주를 넘어 물류센터 투자와 개발, 운영에까지 직접 뛰어들고 있다.
이 부회장도 올해 이지스자산운용과 부동산 개발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비주거영역의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우미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동 설립한 부동산 개발기업 이지스린은 출범부터 도심형 물류센터를 비롯해 물류복합단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신재생에너지발전 관련 부동산 등 비주거 영역을 중심으로 한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성을 내놓았다.
이지스린은 최근 경기도 이천시 등에서 토지매입을 본격화하면서 대단지 물류센터 개발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찍부터 도급공사에만 의존해서는 회사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우량 토지를 선제적으로 매입해 직접 개발하는 자체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우미건설은 1990년대 후반 목표 하당지구 자체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나주혁신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 등에서도 토지를 매입해 개발하면서 호남을 벗어나 전국구 중견건설사로 성장했다.
우미건설이 2018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매출이 9천억 원대, 8천억 원대로 뒷걸음질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수익성이 높은 자체개발사업의 비중을 높여온 덕분이다.
이 부회장은 일찍부터 개발사업 역량 강화 등 차원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을 비롯해 마스턴투자운용,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GRE파트너스자산운용 등 다양한 자산운용사에 지분투자를 집행했다.
이 부회장은 개발사업의 조직규모도 키웠다.
우미건설은 올해 2월 경기도 여주시 삼교 물류센터사업을 수주한 뒤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물류펀드 투자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그 뒤 5월 지분투자를 통해 관계를 맺고 있던 이지스자산운용과 부동산 개발기업 이지스린을 세웠다. 우미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이 각각 지분 40%씩을 보유했다.
이 부회장은 이지스린 설립 한 달 뒤인 6월 이지스자산운용 비상임이사로 이사회에도 합류하면서 우미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적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기업으로 특히 물류센터,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시장 개발사업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과 올해 경기도 이천, 인천 영종도 등에서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인천 한진중공업 부지 물류센터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물류센터를 포함하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물류센터는 8곳에 이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다양한 상장 리츠(부동산간접투자) 상품도 운용하고 있다.
2020년 상장한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올해 여주 쿠팡물류센터에 신규 투자를 집행했고 미국 실리콘밸리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한 북미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경기 이천 YM물류센터 등 자산 신규 편입도 추진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자산운용사와 합작회사를 통해 대규모 복합단지개발사업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와 손을 잡으면 규모가 큰 부동산매물 인수 등을 위한 자금조달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미건설은 올해 5월에도 이지스자산운용, 한림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서울식물원 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이 부회장은 우미건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2세 경영자다.
이 부회장은 1964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받았다.
그 뒤 1989년부터 LG산전(현 LS일렉트릭)에서 4년 동안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한때 벤처기업을 창업하겠다는 꿈을 품었지만 1993년 아버지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우미건설 기획실장을 맡아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2000년부터는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찍부터 금융환경, 건설업계의 변화 등에 대응해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사업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
이에 따라 우미건설은 일찍부터 다양한 자산운용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또 직방 등과 펀드를 조성해 공유주거. 부동산정보사업 등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도 진행해오고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우미건설은 물류센터, 오피스 금융투자, 상업시설 운용 등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종합부동산회사로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