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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CJ오클락(왼쪽)과 카카오톡 선물하기 |
2010년 티켓몬스터의 등장과 함께 소셜커머스시장이 열렸다. 당시 전문가들은 ‘찻잔 속의 태풍’이라며 그 영향력을 얕잡아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소셜커머스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급성장했고 이제 다른 유통채널을 뛰어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변하자 G마켓 등 온라인 오픈마켓들도 소셜커머스시장에 뛰어들었다. 성장이 정체된 홈쇼핑 채널도, 심지어 카카오톡도 소셜커머스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여기에 글로벌 오픈마켓 1위 알리바바와 2위 아마존도 한국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에 한바탕 전쟁이 예상된다.
◆ 온라인 쇼핑업체들, 소셜커머스의 경쟁자가 되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지난달 창립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티몬을 소셜커머스가 아닌 모바일 커머스로 불러달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기준 티켓몬스터의 모바일 접속 비중은 63%를 넘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0년 3천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모바일쇼핑 시장은 지난해 5조 원에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은 쿠팡과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커머스 3사다.
기존 오픈마켓은 많은 판매자가 여러 상품을 올려 화면이 작은 모바일기기에 적합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는 선별작업을 거친 소수의 상품을 진열대에 전시하듯 보여준다. 따라서 소셜커머스와 모바일쇼핑은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업계관계자는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방식은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셜커머스의 장점을 설명했다. 현재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커머스 3사 매출의 60% 이상이 모바일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성 대표는 “오픈마켓은 비교를 오래 해야하는 피로감을 주는 반면 소셜커머스는 저렴하고 믿을 수 있는 공급원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오픈마켓의 모바일부문이 급성장하면서 모바일쇼핑 구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오픈마켓 빅3 중 하나인 11번가는 현재 모바일 거래 비중이 30%다. 소셜커머스의 절반 정도 수치지만 지난해 모바일 거래 비중이 16%였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것은 소셜커머스의 큐레이터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기존 오픈마켓이 판매자가 상품을 파는 것을 단순히 중개만 하는 데 반해 큐레이션 시스템은 물건의 선별작업을 거친 소수의 상품을 파격가로 선보인다. 소셜커머스와 똑같은 방식이다. G마켓과 옥션도 큐레이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닐슨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지난달 모바일 쇼핑몰 방문자는 쿠팡이 678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위 위메이크프라이스(560만), 3위 티켓몬스터(408만), 4위 11번가(378만), 5위 옥션(335만), 6위 G마켓(334만)이다. 모바일 오픈마켓들은 아직 소셜커머스 보다 순위에서 뒤지지만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한 소셜커머스업체로부터 고객을 빼앗으려는 오픈마켓들의 가격 할인과 마케팅 공세가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셜커머스 빅3가 4년 동안 구축한 서비스와 상품군을 오픈마켓들이 어떻게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소셜커머스에 도전장을 던진 건 오픈마켓뿐만이 아니다. 전자상거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홈쇼핑회사들도 모바일시장의 성장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CJ오쇼핑은 이미 2011년 소셜커머스 ‘오클락’을 오픈했다.
CJ오쇼핑은 올 1분기 TV쇼핑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모바일에서 전년 동기대비 311% 급성장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쟁자는 더 이상 홈쇼핑이 아니다”라는 말로 최근의 변화를 표현했다.
여기에 카카오톡도 가세했다. 카카오톡의 모바일 쇼핑 서비스 ‘선물하기’에 입점한 상품은 1400개 브랜드에 상품 종류만 6만 개를 넘어섰다. 카카오관계자는 “전자상거래시장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어 상품군을 늘리는 등 서비스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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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 |
◆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
올해 유통업계의 관심사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전자상거래 진출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 한국법인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는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를 영입했고 다른 한국직원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전자상거래 진출에 대해 밝힌 적은 없다.
아마존은 현재 국내에서 컴퓨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웹서비스’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아마존의 주력사업이 오픈마켓인 만큼 조만간 전자상거래사업에도 손을 뻗칠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74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역시 지난달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 움직임에 맞서 다양한 대응방법을 공부했다”고 말하며 이들의 국내 진출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아마존은 그동안 최저가 정책과 초고속 배송으로 몸집을 불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아마존이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에 진출할 경우 수수료를 크게 낮춰 판매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온라인 유통기업들이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아마존보다 규모가 더 큰 위협세력이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매출은 아마존의 2배가 넘는 170조 원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초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코리아 소속이던 황매영씨를 한국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국내게임업체와 손잡고 국내에 발을 들였다.
업계관계자는 "매출규모에서 한국과 상대가 되지 않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시장지형 자체가 변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기업 간 경쟁이 한국 오픈마켓에서 이루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