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올리며 재무적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가 영업활동으로 금융비용을 내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들은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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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건설사 가운데 이자보상배율 1~3위를 범현대가 건설사가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재무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일 년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30대 건설사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0.4배로 1배를 밑돈 가운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은 특히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안정적인 실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소폭 좋아졌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9.6배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37.7배)을 제외하면 상위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9866억 원을 내고 이자비용 1030억 원을 썼다. 2014년 영업이익 9589억 원, 이자비용 1055억 원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찬용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5실장은 “현대건설은 업계 내 수위의 원가관리능력으로 이익 및 자금을 창출해 우수한 재무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무려 37.7배의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했다. 2014년 63.5배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3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이자보상배율을 나타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4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현대건설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손실을 입은데 비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중앙아시아 등 신시장을 공략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자비용은 2014년 64억 원에서 지난해 118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4년 이자보상배율이 2.7배였으나 지난해 6.0배로 개선됐다.
지난해 주택사업 호조로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총차입금이 6천억 원 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이자비용은 2014년 834억 원에서 지난해 64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며 2013년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조기졸업에도 성공했다.
정몽원 한라홀딩스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라는 이자보상배율이 0.3배로 2014년 0.4배에서 조금 낮아졌다. 한라는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며 재무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라는 올해 순차입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제주 세인트포 부지를 매각하는 등 연내 순차입금을 3천억 원대로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몽열 사장이 맡은 KCC건설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7.7배를 기록했다. KCC건설은 총차입금을 3710억 원에서 2478억 원으로 1200억 원 이상 줄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936억 원 적자로 전환해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KCC건설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해 올해 추가 손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