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부회장은 공사 규모와 입지 등에서 상징적 의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전 승리가 더욱 절실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는 막바지까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수주금액 1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사 입찰과 선정을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사업들이 남아있는 데다 도시정비 상위권 건설사들의 수주금액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반기 들어와 상위 건설사들은 사업 한두개가 확정될 때마다 계속 순위가 바뀌어왔다.
GS건설은 11월 현재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2조7394억 원으로 순위로 치면 4위에 올라있다. 하반기에 1위를 보였던 적도 있지만 경쟁 건설사에서 추가로 사업을 확정하면서 순위가 밀렸다.
포스코건설(3조6916억 원), 대우건설(3조5867억 원), 현대건설(3조4009억 원) 등이 GS건설보다 신규수주에서 앞서 있다.
한해 도시정비사업의 수주에서 1위에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업장의 조합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후 주택사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건설사들의 중요한 홍보 포인트가 되고 있다.
GS건설은 대규모 도시정비 사업지 가운데 수주가 유력한 곳이 여럿 남아 있어 도시정비의 좋은 결과에 계속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시공사 선정을 남겨두고 있는 핵심 도시정비 사업지는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관악구 신림1구역 등인데 GS건설은 세 곳 사업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따놓은 밥상이라고 볼 수 있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조합이 컨소시엄 입찰 허용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시공사 선정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결국 임 부회장의 승부처는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촌 한강맨션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0-23번지에 있으며 1971년에 준공한 아파트다. 기존 660세대에서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의 1441세대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촌 한강맨션은 총사업규모가 9천억 원을 넘어서며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에 지급할 예정 공사비만 6225억 원에 이른다.
사업규모로도 하반기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단지인 데다 강북지역 전통적 부촌으로 일컬어지는 이촌동 일대에서도 알짜배기 입지로 꼽힌다.
한강맨션 주위에는 2003년 입주한 GS건설의 LG한강자이, 삼성물산의 래미안 첼리투스 단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GS건설이나 삼성물산 둘 다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변 단지와 함께 한강 노른자위 입지에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부회장은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입찰공고가 나기도 전부터 시공권을 두고 미리 준비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선정일정이 다가오면서 임 부회장은 도시정비부문 핵심 인력들을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대거 투입하면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 부회장은 하반기 힘을 실었던 과천5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대우건설에 내준 만큼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관계자는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수주 의지가 강한 프로젝트”라며 “많은 관심을 두고 집중하고 있는 사업장이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주택사업을 확대하겠다”며 도시정비사업 실적 확대의 의지를 보여왔다.
GS건설은 앞서 2015년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만 8조 원을 보이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뒤 도시정비사업에서 꾸준히 1조 원이 넘는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 다시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1위를 찾아오지 못했다.
GS건설은 2020년에도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실적 2조5090억 원을 확보하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에 이어 4위로 마감했다.
올해는 도시정비업계 순위가 하루 사이에도 뒤바뀌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아직 기회가 있으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다.
GS건설이 단독 입찰한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총사업비가 58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신규수주 실적에 큰 보탬이 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을 맡아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대단히 긍정적이다.
여기에 추가로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따낸다면 수주실적 6천억 원 넘게 더해져 단숨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11월29일 입찰을 마감하고 올해 안에 시공자 선정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10월13일 열린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건설사 6곳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