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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일본 스키장리조트에 롯데 투자하는 까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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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17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용평 알파인스키경기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재계 총수 가운데 스키 실력이 가장 출중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 회장은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대학 시절엔 스키선수로 직접 설원을 누볐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일본 스키리조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는데 신 회장의 ‘스키 사랑’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해 7월 인수한 일본 니가타현 묘코시에 있는 아라이리조트에 총 1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호텔롯데는 스키장 슬로프 7개와 리프트 3기를 복구해 올해 12월께 아라이리조트를 재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호텔롯데는 리조트 재개장 후 한일 교류 스키대회 등도 열기로 했다.
아라이리조트는 일본 소니의 창업자로 숨진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의 장남 모리타 히데오가 1993년 500억엔(약 52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종합리조트다. 스키장과 온천, 수영장은 물론 모리타 가문의 상징인 양조장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일본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자 직격탄을 맞고 2006년 폐쇄됐다. 폐쇄 이후 묘코시에서 이 리조트를 관리해왔는데 지난해 7월 호텔롯데의 일본 자회사가 공매를 통해 약 20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그룹이 아라이리조트를 인수하고 큰 금액을 투자하기로 한 데에는 롯데와 소니의 각별한 인연도 자리하고 있다.
신 회장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소니 창업주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을 꼽았다. 또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 2위에는 항상 소니와 롯데가 함께 포함됐다.
1990년대 중반 소니, 파나소닉 등이 출자한 양판점 베스트전기를 처음 입점시킨 곳도 롯데백화점이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을 잇는 관광산업의 큰그림을 구상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특히 최근 유커(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은 쇼핑, 일본은 관광'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리조트에 대한 투자는 롯데의 관광사업 확대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 롯데그룹이 일본에서 스키장리조트사업이 안착되는 것을 본 뒤 국내 겨울스포츠시장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의 스키 실력은 수준급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준비 점검 차원에서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을 방문했던 세라 루이스 국제스키연맹(FIS) 사무총장은 신 회장과 함께 상급자용 슬로프를 함께 활강한 뒤 “엑설런트(뛰어난) 스키어”라고 칭찬했다.
루이스 사무총장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출신이다.
이재찬 스키협회 부회장도 “협회가 창립된 1946년 이후 정재계 인사 20여명이 협회장을 지냈지만 신 회장의 스키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허승은 스키 국가대표팀 코치는 “신 회장은 60대이지만 중심 이동과 스키조작 능력이 좋아 국내 최상급 코스 어디서든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준프로급 실력자”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