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안에 퀀텀닷기술 기반의 대형올레드패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TV패널사업을 LCD에서 퀀텀닷(QD)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서 쌓은 생산관리와 영업 등 노하우를 살려 퀀텀닷 올레드패널의 수율과 고객사 기반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4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퀀텀닷 올레드(QD-OLED)TV패널 양산을 4분기에 시작해 내년부터 TV 제조사 등 고객사에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새로 개발한 패널을 QD디스플레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부르고 있지만 학계와 올레드인포 등 주요 디스플레이 전문기관들은 이를 대형올레드패널로 구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주선 사장이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올라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겸임하게 된 뒤 본격적으로 올레드TV패널 양산을 위한 생산라인 안정화 작업을 지속해 왔다.
패널 양산과 공급계획이 확정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올레드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에 양산하는 QD디스플레이 패널은 프리미엄TV시장의 표준이 될 것이다”며 “대형패널사업을 퀀텀닷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퀀텀닷 올레드TV패널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도록 하고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끌어올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출구전략을 순조롭게 이뤄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화권 업체들이 주도하는 대형 LCD패널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사태가 글로벌시장에서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장 내년부터 LCD패널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패널사업을 완전히 올레드 신기술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최 사장도 올레드TV패널의 초반 성공에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올레드사업에서 안고 있는 과제는 패널 생산수율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올려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점이 꼽힌다.
올레드TV패널시장에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먼저 진출한 LG디스플레이가 이미 막대한 생산능력을 갖춰냈고 75인치 이상 대형 TV패널 수율도 안정적으로 확보해 시장을 선점한 상태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레드TV패널 양산을 시작한 초기에 생산수율을 안정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LCD패널과 맞설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올레드TV패널의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계열사인 LG전자 이외에 소니와 파나소닉, 필립스 등 20여 개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한 것도 LG디스플레이는 중요한 성과로 꼽고 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가 후발주자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LG디스플레이와 맞대응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삼성전자 이외에 안정적 공급처도 확보해야만 한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에만 수요를 의존하면 가격 협상과 출하량 확대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내년부터 패널 공급을 목표로 프로모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장기간 생산라인 관리와 해외마케팅 등을 담당한 전문가로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TV패널을 시장에 자리잡도록 하는데 역량을 발휘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메모리사업부 설계팀과 개발팀 등을 거쳐 반도체 대량생산과 관련한 경험을 쌓았고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등으로 일하며 고객사 확보에도 힘써왔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올레드사업 진출 초반부터 사업전략을 총괄하게 된 만큼 수율을 높이고 고객사 기반을 넓히는 데 당분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TV패널이 초반부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비스포크’ 시리즈 등 프리미엄 가전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삼성전자가 퀀텀닷 올레드TV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출시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판매량 확대에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 다른 TV 제조사들의 수요를 이끄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올레드TV가 가격 등 측면에서 시장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출시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올레드TV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LCD패널 기반 TV의 기술 차별화도 갈수록 어려워지자 결국 올레드TV 출시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 차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패널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공산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올레드의 기술적 차별점을 앞세워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 QD올레드는 색 재현율을 높이는 퀀텀닷기술과 휘도가 밝은 청색광 소자 등을 활용해 LG디스플레이 대형올레드패널보다 이론적으로 더 우수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실제로 TV 제조사와 소비자들에 인정받아야만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오직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으로 고객의 선택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기존 제품과 확연히 다른 가치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