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채권 매입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낸 성명을 통해 "이달(11월) 말부터 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
연방준비제도는 매달 채권매입 규모를 150억 달러씩 줄여나가기로 했다.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 등이다.
연방준비제도는 "2020년 12월 이후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이룬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는 일단 11월과 12월에 한해서 이런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등 변수에 따라 향후 월간 채권매입 감축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방준비제도는 "현재 자산매입과 유사한 속도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경제전망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매달 국채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왔다.
11월부터 150억 달러씩 매입을 줄여나가게 된다면 8개월째인 2022년 6월까지 테이퍼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연방준비제도 의사록에 따르면 매달 국채는 100억 달러씩, 주택저당증권은 50억 달러씩 각각 축소해 8개월에 걸쳐 진행하겠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0.00∼0.25%로 동결하기로 했다.
2020년 3월 이후 20개월 동안 유지됐던 제로금리가 또다시 유지되는 것이다.
외신들은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축소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통해 다음 정책단계를 언제 시작할지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며 금리의 빠른 인상이 요구될 가능성은 낮다는 믿음을 고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