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메타버스를 비롯해 세계적 위드 코로나(단계적 방역완화조치) 흐름에 맞춘 콘택트(대면) 테마상품 등을 기민하게 내놓으면서 공격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 자체 규모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다양한 상품군을 통해 성장기세를 이어나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10월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13일), 글로벌 클린에너지 상장지수펀드(22일), 콘택트대표 상장지수펀드(26일) 등 총 3개의 상장지수펀드를 신규상장했다.
같은 기간 상장지수펀드 신규상장을 한 모든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이에 더해 KB자산운용은 달이 바뀐 직후인 1일 KRX기후변화솔루션 지수를 추종하는 기후변화 솔루션 상장지수펀드를 내놓으며 친환경 테마 상품군을 확대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 규모는 순가치총액 기준으로 2010년 6조 원 수준에 그쳤지만 10년간 10배가 넘게 뛰었다.
최근까지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규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50조 원 초반대에 머물렀으나 10월 말 기준으로 68조 원을 넘어섰다. 9월과 비교해서도 7%나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산운용사별로 상장지수펀드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52개의 상장지수펀드가 추가(순증가)됐다. 2019년(37개), 2020년(18개) 연간 신규상장 종목 수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KB자산운용은 이 가운데서도 가장 공격적으로 신규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3위 입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사장은 단독대표체제를 출범한 올해부터 상장지수펀드분야 강화를 목표로 삼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힘을 들여왔다.
상반기에는 지수추종 상품들을 중심으로 수수료 가격을 내리면서 업계 전반에 '최저수수료'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결과 KB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시장 점유율은 2020년 말 6.5%에서 6월 8.8%로 가파르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시장 자체의 파이도 커진 만큼 3조 원대에 그쳤던 상장지수펀드 운용규모는 5조 원대로 급증했다.
이 사장은 상반기 최저수수료 전략으로 점유율 추격에 나섰다면 이제는 테마형 상장지수펀드를 통해 다양한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올해 안으로 점유율 10%대 고지를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장지수펀드 순자산가치총액 기준 10월 말 KB자산운용의 점유율은 7.8%로 올해 한때 8%대 후반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있는 상품과 수익률을 통해 두 강자로 분류되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을 들고오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현재로서는 두 자산운용사에 이어 상장지수펀드에서 안정적 3위에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3년 안으로 점유율 1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0월 말 기준 상장지수펀드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44.8%), 미래에셋자산운용(33.6%), KB자산운용(7.8%), 한국투자신탁운용(5.0%) 순서다.
그 뒤를 이어 키움투자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점유율 2%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는 다양한 종목으로 묶여있으며 전문가가 운용한다는 점에서 공모 또는 사모펀드의 성격을 띄지만 증시에 상장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동시에 지닌다.
최근에는 다양한 테마를 지닌 상장지수펀드가 나오면서 국내외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 투자 대부로 손꼽히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유튜브에 출연해 "테마형 ETF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며 투자자들에게 "혁신산업을 투종하는 ETF에 투자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