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C엔터테인먼트가 일본 현지 걸그룹을 기반으로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까?
FNC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엔터테인먼트시장과 관련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췄다. 일본 현지 걸그룹으로서 성공한 JYP엔터테인먼트 니쥬의 선례도 있다.
2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FNC엔터테인먼트가 일본 현지에서 흥행 걸그룹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일본 법인인 FNC재팬의 여성 연습생 15명이 나오는 생존경쟁 프로그램 ‘후 이즈 프린세스?’를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진행 기간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선정된 연습생 5명은 일본 현지에서 활동할 걸그룹의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데뷔 목표시기는 2022년이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일본 니혼TV와 손잡고 후 이즈 프린세스?를 방영하고 있다. 하이브의 팬덤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글로벌 팬덤에도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현재 일본 현지에서 관심도 꽤 있는 편이다. 현재 3화까지 방영되는 동안 평균시청률 10%를 넘어섰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훌루에서도 주간 예능프로 순위 6위에 들어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후 이즈 프린세스?가 현재 순항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걸그룹 프로젝트에 따른 FNC엔터테인먼트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실적이 기존보다 50%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디션 프로그램 등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는 데 따른 컨벤션효과(이벤트 이후 인기가 높아지는 효과)에 따라 2022년 데뷔 예정인 일본 걸그룹의 흥행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기업의 연습을 거쳐 일본 현지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니쥬는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서 크게 성공했다. 이 때문에 FNC엔터테인먼트가 니쥬의 성공사례를 따라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현용 연구원은 “후 이즈 프린세스?의 참가자 평균연령은 15.6세로 니쥬 구성원들의 평균 연령 17.9세보다 2년 이상 어리다”며 “이들이 모두 FNC재팬 소속인 만큼 걸그룹 데뷔 이후 수익을 배분하는 데도 FNC엔터테인먼트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FNC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엔터테인먼트업계에 관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풍부하게 쌓은 기업인 점도 일본 현지 걸그룹 활동에 플러스 요소로 꼽힌다.
FNC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FNC재팬을 설립하고 공연을 자체 제작하는 등 일본 현지에서 활동을 지속해왔다.
2014년 상장했을 당시에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일본에서 올렸을 정도로 일본사업의 비중이 높기도 했다.
현재도 소속 아티스트들이 데뷔하기 전 일본에서 길거리 연주 등을 통해 무대경험을 쌓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인 보이밴드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걸그룹 AOA 등도 2010년대 중반에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상당한 음반 판매량을 올렸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는 현재도 일본 팬덤이 탄탄한 편이다. 만약 일본에서 오프라인 콘서트가 재개된다면 두 그룹이 전체 관객 40만 명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FNC엔터테인먼트가 일본 현지에서 걸그룹 흥행을 이끌어낸다면 실적 악화흐름을 끊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봤다. 주력 아티스트였던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구성원들이 잇달아 입대한 영향을 받았다.
다른 수익지역으로 바라봤던 중국에서는 한한령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여기에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알짜 수익원인 공연을 거의 펼치지 못했다.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일부 구성원들이 구설에 잇달아 오른 점도 악재로 꼽혔다. 보이그룹 SF9와 걸그룹 체리불렛 등이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기대만큼 큰 성과를 올리진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